매일신문

전공의·의대생 이탈에…내년 의사 공급 급감우려 커졌다

이달 20일 지나면 내년도 전문의 배출 '0명' 될 수도

30일 오후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가 전공의를 대표해 발표를 마친 뒤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가 전공의를 대표해 발표를 마친 뒤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연합뉴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 상황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내년도에 배출될 전문의 숫자가 0명에 가까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이 다 돼 가는 상황에서 이달 20일 안에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를 할 수 없게 된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이 한 달 이상 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이 필요하고, 추가 수련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밀린다. 따라서 수련 공백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경우 내년도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이 때문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이 되는 20일 전후로 이들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이들은 내년에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없게 되고, 내년에 신규 전문의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게 된다.

의료계는 이로 인한 연쇄반응을 걱정하고 있다.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앞둔 레지던트 3·4년 차는 2천910명이고 이들 중 내과가 656명, 응급의학과가 157명, 외과가 129명, 소아청소년과가 124명, 산부인과가 115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에 이들이 한꺼번에 의료 현장에서 사라지게 되면 당장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현상이 현재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게 뻔하다.

여기에 군의관, 공중보건의 지원자 또한 줄어들면서 지역의료 공백 심화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대구시의사회 임원들이 모여서 하는 걱정이 대부분 향후 몇 년 간 벌어질 의사 부족 현상"이라며 "이는 전공의들이 필수의료를 지원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전공의들과 의료인을 겁박한 데 대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개원의는 "내가 진료하는 분야의 전공의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지금처럼 의료계에 대한 비난이 강한 상황에서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이미 사회의 반응에 젊은 의사들이 마음의 상처를 너무 크게 입어서 젊은 의사 친구들이 의업을 계속 할 마음을 갖고 있을지 걱정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5월 7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66.8%이며, 수도권 주요 5대 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69.6%로 지속해서 소폭 증가 중"이라고 밝혀 의료 현장이 큰 동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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