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예고도 없이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발표를 하면서 포항 지역 해양·항만 및 자원 관련 기관들이 사실 확인에 하루종일 들썩거렸다.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소속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 측은 윤 대통령 발표 이후 여러 통의 전화와 문자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접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 센터는 포항지역 육지·해양 등 지질 전반에 걸쳐 자원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지난달 31일에는 6천톤(t)급 해저 자원 탐사선 '탐해 3호'를 바다에 띄워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하는 등 석유나 천연가스 등 광물자원 조사도 센터의 업무 중 하나다.
센터 관계자는 "회의를 하는 중에 발표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누가 어디서 조사해서 어떤 결과가 나온 것인지 정확한 자료를 확인하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항 바다와 항만 등을 관리하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측도 윤 대통령의 발표에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특별히 지역에서 유전과 관련된 조사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 발표에 당황스러웠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관들은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 답답함에 '한국석유공사 측이 울산 천연가스 채취가 끝나가는 시점에 포항지역 매장량 조사에 나섰다가 이를 발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기관 관계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발표여서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 확인에 힘을 쏟고 있다"며 "유전 사업이 포항에서 진행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굉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 지질 학계는 발표 이후 나올 근거 자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항에 유전이 발견되는 경우가 여럿 있었지만 조사결과 경제성이 없어 개발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은 매장 추정량이 140억 배럴인 데다 연구기관의 검증도 거쳤다는 대통령의 말까지 나온 상황이다.
지질 자원 관련 한 전문가는 "통상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가 이뤄지지만 이번은 대통령의 말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어떤 전문가들도 이번 대통령의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어렵다. 추후 발표되는 내용을 면밀히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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