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순석 동물메디컬센터 원장 “인간화 거친 개, 반려동물 시장을 견인한다”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펫과 함께 사는 세상’ 강연, "인간도 반려동물 통해서 생존"
반려동물 인간처럼 대하고, 아이보다 반려동물이 더 많은 시대

박순석 동물병원 원장이 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박순석 동물병원 원장이 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펫과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반려인과 비반려인으로 구분 짓는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반려인과 예비 반려인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보편화될 거라는 얘기죠."

3일 오후 7시 박순석 수의학 박사·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펫과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원장은 급속도로 성장한 반려동물 시장을 주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의 펫 산업 규모는 이미 5조원에 달했으며, 전체 가구의 20%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반려동물 유모차의 판매량이 어린이 유모차의 판매량을 압도했다"며 "북미와 일본 사례와 같이 한국의 반려동물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동고동락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박 원장은 약 2만 6천여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한 개는 '인간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가령 급소인 눈을 가리기 위해 눈을 작게 유지하도록 진화한 늑대에 비해, 개는 눈웃음을 치는 등 주인과 표정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눈 근육이 세밀하게 발달했다.

인간 역시 개를 '인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손주나 자녀를 바라볼 때 나오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반려동물을 바라볼 때도 분비되는 것. 박 원장은 "병원에 방문한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을 우리 '아기'라고 지칭한다. 유치원을 다니는 강아지가 늘어나고, 인간의 음식만큼 먹거리도 고급화되고 있다"고 했다. 결국 인간과 반려동물은 서로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여기게 됐고, 덩달아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박 원장은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기대 살아 온 만큼, 인간도 반려동물을 이용해 생존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약은 시중에 풀리기 전에 '비글'에게 먼저 투약되고 있다"며 "인간이 우주로 진출하기 전에도 개와 고양이가 먼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우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펫 산업의 성장과 동물권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늘 한 점 없는 곳에서 머무르는 달성공원의 코순이와 국내 유일의 개 시장인 칠성개시장을 예로 들었다. 박 원장은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에 맞춰 동물권 신장을 위한 움직임도 늘어나길 바란다"며 강의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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