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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공항 부지 공사 입찰, 건설사 한 곳도 참여 안했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지난 5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항 부지 건설 공사' 입찰에선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의 78%(10조5천300억원)를 차지하는 규모의 대공사가 유찰돼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국토교통부는 입찰을 재공고했으나 조건 변경이 없어 또 다시 유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선 바다와 육지에 걸쳐 공항을 짓는 난도 높은 공사를 당초 계획(사전 타당성 검토) 대비 절반인 5년 만에 끝내려다 보니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애초 가덕도 신공항은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2029년 12월로 5년 이상 당겨졌다. 이에 따라 기본 설계(150일)와 실시 설계(150일)를 포함한 설계는 10개월 내에, 공사는 5년 내에 마쳐야 한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획기적 공법을 통해 공사 기간은 줄이라면서도 설계 기간부터 너무 짧다"며 "졸속 설계 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해 리스크 등 공사 지연 요소가 많은데 고려되지 않는다"며 "하자나 사고 등이 발생하면 건설사가 휘청일 정도의 위험을 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이 입찰을 포기하는 이유로는 정부가 시공 능력 상위 10대 건설사 중 2개사까지만 공동 도급을 허용한 것도 한 몫했다.

또 업계에선 당초 국토부가 2022년 진행한 사전 타당성 검토에선 공항 전체를 해상에 지을 예정이었지만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자 해상 매립량을 줄여 육·해상에 걸쳐 짓는 것으로 변경한 것도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공항 운영 과정에서 나타날 경제성에도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어 있다. 2022년 사전 타당성 검토 조사 때 신공항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41~0.58을 기록했다.

이 비율이 1 이상 나와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뜻인데 한참 못 미치는 수치가 나온 것이다. 2016년 조사 때도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됐다.

이러한 논란에 국토부 측은 "준공 목표 시점이 도전적인 건 맞지만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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