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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한국과 프랑스를 넘어선 붓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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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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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이성자(1918-2009) 작가의 작품 '그림자 없는 산'이 14억원에 낙찰되며 다시 한번 세계 미술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미술계가 여성 미술가들을 재조명 및 집중하고 있는 시기에 한국의 여성 미술가가 낙찰 기록을 세우면서 이전에 그를 몰랐던 대중들과 전문가들 역시 그의 예술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그의 작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작가 이성자는 191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58년, 40세의 나이에 프랑스로 건너간 그녀는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립해 나갔다. 당시 한국 미술계는 전통과 현대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모색하던 시기였고, 이성자는 서양의 현대 미술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결합해 독창적인 스타일을 개발했다.

이성자의 작품은 동양의 전통적 문양에서 영감받은 기하학적인 패턴과 서양의 추상 표현주의 기법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강렬한 색채의 사용을 통해 그녀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작품 속에 담는다. '그림자 없는 산' 또한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연 속에 녹아든 인간의 모습을 추상적이고도 강렬한 색채로 표현했다.

어쩌면 그녀의 예술성은 한국보다 프랑스가 먼저 알아보았다. 이성자는 예술적 업적과 프랑스에서의 활동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199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과 문학 기사장(Chevalier of the 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수여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프랑스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 소장돼있으며, 국제 미술계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성자는 회화 외에도 판화, 도예, 모자이크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녀의 작품은 여성적 감성과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여성적인 시각을 반영한다. 세 아들을 키우던 열정과 타지 생활 속에서 그들에 대한 그리움을 오롯이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이번 경매에서 '그림자 없는 산'이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은 이성자의 작품이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녀의 예술 세계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계속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성자는 한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며, 그녀의 작품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연구될 것이다.

이성자의 삶과 예술은 그녀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계속해서 살아 숨쉬고 있다. 그녀의 예술적 여정은 끝나지 않았으며, 이는 우리에게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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