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천848m)의 최초 등정에 도전했다가 실종된 전설적 산악인의 유해가 발견됐다.
12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자사 다큐멘터리 팀이 1924년 실종된 영국 등반가 앤드루 어바인(1902∼1924)의 것으로 보이는 한쪽 발 유해를 에베레스트 중부 롱북 빙하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유해는 어바인의 이름인 'A.C. 어바인(IRVINE)'이 새겨진 양말과 등산화와 함께 발견됐다.
어바인은 동료 조지 맬러리(1886∼1924)와 함께 에베레스트 세계 최초 등정에 나섰지만 정상까지 약 250m 남은 8천600m 안팎 지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다.
이들이 현재 알려진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보다 29년 먼저 정상에 올랐는지 여부는 수십 년 동안 세계 산악계의 큰 논쟁거리였다.
당시 어바인은 카메라를 갖고 있었던 만큼 정상에 올랐다면 그곳에서 찍은 사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유해와 함께 어바인의 카메라까지 발견된다면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AP는 "산악인들에게 그것(카메라)은 '성배'와 같다"고 보도했다.
또한 AFP는 "카메라가 발견되면 등산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해를 발견한 다큐멘터리 팀을 이끈 지미 친은 이번 발견으로 "어바인의 카메라를 수색할 범위가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어바인의 후손들은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검사에 응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어바인과 함께 실종된 맬러리의 시신은 1999년 발견됐다. 그러나 당시 두 사람의 정상 등정 여부를 증명하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맬러리는 '에베레스트에 왜 오르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현재 에베레스트 세계 첫 등정 기록은 1953년 영국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1919∼2008)과 네팔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1914∼1986)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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