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대표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HEREDIUM)에서 독일 현대미술계의 중심적인
작가 마르쿠스 뤼페르츠(Markus Lüpertz)의 개인전 '죄와 신화, 그리고 다른 질문들(Sins, Myths and Other Questions)'이 열리고 있다.
마르쿠스 뤼페르츠는 오늘날 독일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예술가로, 회화의 참된 본질 탐구를 통해 '회화의 힘'을 갱신한 작가로 평가 받는다.
추상미술과 개념미술이 거센 흐름을 만들던 1980년대, '회화를 위한 회화, 열광적인 회화'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뤼페르츠는 회화의 내용적 측면보다 색과 형태의 상호작용 등 회화라는 매체 자체에 집중하며, '디티람브(Dithyramb)'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켰다.
고대 그리스의 주신(酒神) 디오니소스에게 바치는 찬가를 지칭하는 '디티람브'는 '추상적이면서 동시에 구상적인 것'을 의미하는 모순적인 용어로, 특정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기보다는 추상적이고 회화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다.
전시는 1980년대 후기작부터 최신작까지, 그의 모든 예술관을 관통하는 디티람브 개념에 기반한 33개의 회화와 8개의 조각을 선보인다.
고전적 전통에 뿌리를 두지만 기존의 시각적 어휘를 전복하는 작가만의 조형적 실험은 그림 속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을 고전 모티프나 미학적 원칙으로부터 해방시키며, 자유로운
생명력을 회복하도록 만든다.
다프네(Daphne), 님프(Nymph), 헤라클레스(Hercules)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다양한 인물들은 전통적인 기준을 거부하는 동시에 암시적이고 추상적인 형상으로 뤼페르츠에 의해 색다르게 재탄생했다.
또한 17세기 프랑스 회화의 시조 니콜라스 푸생(Nicolas Poussin)의 작업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다. 인간의 숭고한 선과 윤리적 행위의 중요성을 성경, 신화, 철학을 통해 풀어내는 푸생의 기존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내용으로부터 자유로운 형상들을 적극 활용했다.
한편, 마르쿠스 뤼페르츠는 1941년 동독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 직후 가족과 함께 서독으로 망명한 후, 독일의 미술명문인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70년이 넘는 예술 경력을 지닌 작가는 뮌헨 예술의 집, 워싱턴 D.C의 허쉬혼 미술관,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을 포함해 전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1980년 이후 회화뿐 아니라 조각가, 무대 디자이너, 시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예술활동을 넓혀가며, 2003년부터는 그가 직접 출판하고 있는 저널인 프라우 운드 훈드(Frau und Hund)의 집필자이자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헤레디움 관계자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뤼페르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며, 오늘날 우리가 부딪치는 여러 문제의 근원에 닿아 있는 질문을 고찰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월, 화요일은 휴관한다. 0507-1422-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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