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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 "명태균 나오는 거 보면 난 10% 정도, 내가 뭘했다고"

안민석,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연합뉴스
안민석,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5일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명예훼손 혐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울분을 쏟아냈다.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불렸던 최 씨는 이날 재판에서 최근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자신을 비교하며 발언했다.

이날 오후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심리로 열린 안 전 의원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 최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최 씨는 안 전 의원이 라디오 등 방송에 출연해 자신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했고, 이를 수사한 검찰은 지난해 11월 2일 안 전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라디오에 출연해 "최순실의 독일 은닉 재산이 수조원이고, 자금 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컴퍼니가 수백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 "최순실이 외국 방산업체 회장을 만나 무기 계약을 몰아주었다", "스위스 비밀계좌에 입금된 국내 기업 A사의 돈이 최순실과 연관되어 있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농단 등 사건으로 청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최 씨는 이날 검정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사복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그는 허리 통증을 이유로 증인석에 마련된 의자 대신 휠체어에 앉아 증언했다.

이날 최 씨는 재판장으로부터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고 미리 작성해 온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제가 증인으로 서게 된 이유는 2016년 국정농단 당시 나를 혼돈에 빠트리고 사법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등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안민석 씨의 거짓을 낱낱이 밝히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이어 "안 씨가 만들어낸 가짜뉴스 중 가장 악랄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 자금을 비자금으로 연결해 제가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했다는 것"이라며 "당시 어려운 나라 살리려고 새마을 운동한 국민과 파독 간호원, 광부를 모욕하는 것인데 안 씨는 지난 10년에 가까운 시간 사실관계 확인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씨가 주장한 비자금을 제가 어디에 어떻게 은닉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방산업체 회장과 사드 거래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받아먹었는지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을 모독하고 거짓을 선동한 썩은 정치인은 처벌받아 마땅하다. 선동정치와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안민석 같은 정치인이 근절되도록 이 재판을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의 변호인이 현재 보유 재산을 묻자 최 씨는 "재산 다 뺏어가지 않았느냐, 안민석 씨 때문에 거지 됐다"며 "(국외에 내 자산이 있으면) 안 씨가 좀 찾아줘라"고 말하며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안 전 의원을 가리켜 보였다.

'증인(최 씨)과 박근혜 전 대통령 친분은 말할 필요가 없는데, 청탁을 위해 접촉하는 사람들이나 회사 관계자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최 씨는 "여보세요. 지금 명태균 씨 나오는 거 보면, 저는 (그에 비하면) 10% 정도 한 거다. 제가 뭘 했다는 거야"고 답했다.

최 씨가 답변하며 고함을 치는 등 흥분상태가 이어지면서 재판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의 다음 재판은 2025년 1월 21일 열린다. 이 재판에서는 시사인 기자 출신 방송인 주진우 씨 등 3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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