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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분기 경기 상황 지켜볼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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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8%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2.2%)보다 훨씬 낮아졌는데, 잠재성장률(2.0%)에도 못 미친다. 정부 전망은 경제협력개발기구(2.1%), 국제통화기금(2.0%)은 물론 한국은행(1.9%)보다도 낮다.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인 데다 탄핵 정국에 따른 부정적 변수를 뺀 예상치여서 시장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과거 사례들을 볼 때, 계엄·탄핵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관리된다는 전제(前提)에서 전망한 것"이라고 했다. 만약 탄핵 정국이 장기화한다면 하향 조정한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뿐 아니라 추가적인 하방(下方)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다. 1분기 경기 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시 경기 보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는데,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한 안정적 관리'를 정책 목표로 제시하면서 ▷민생경제 회복 ▷대외 신인도 관리 ▷통상 환경 불확실성 대응 ▷산업 경쟁력 강화를 4대 정책 분야로 꼽았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가용 재원(可用財源)을 1분기에 집중 집행하고, 외국인 투자 촉진과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 확대 등 대외 신인도 관리에 나선다. 상반기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하고, 영세 소상공인 점포에서 사용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2배(15→30%) 높이며, 설 명절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도 한시적으로 10%에서 15%로 높인다. 청년 취업을 위해 민간·공공 부문 일 경험 기회를 1만 명 더 늘리고, 빈 일자리 취업 청년에 최대 480만원의 장려금을 준다.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세부 내용은 기존 정책 베끼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서 추경 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일단 정부는 가용 재원 조기 집행에 방점을 찍었다. 탄핵 정국과 제주항공 참사 등 악재가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바짝 얼어붙었고, 환율 폭등으로 물가마저 불안한데 정부의 대응이 안일(安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정부는 불안한 정치 상황을 성장률 목표치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선 과거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와는 대외 여건이 전혀 달라서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요 기업 CEO들의 신년사를 꿰뚫는 핵심 단어는 단연 '위기'였다. 이들은 올해를 기업 생존과 성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시기로 판단하고, 고도의 위기 대응 능력 확보와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확장성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둔다는 말은 그만큼 기업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전 대통령 탄핵 당시 중국 시장의 급성장과 반도체 특수에 기반해 경제 위기 극복의 밑거름이 됐던 수출 급성장과 막대한 기업 투자를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겪어 보지 못한 위기에 대응하려면 기존 해결책을 답습(踏襲)해선 안 된다.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정치 불안의 경제 전이(轉移)를 막아낼 촘촘한 대응 시나리오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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