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 기소되자, 돌아오는 첫 주말 부산역 앞에선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대통령의 탄핵 소추에 반대하고, 이를 심리하는 헌법재판소가 공정하지 않다며 비판했다.
1일 오후 2시쯤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는 부산역 광장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진행했다. 발언에 나선 이들은 자유와 정의가 반국가세력으로부터 위협받고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과 시민들이 함께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은 유튜브 채널 '그라운드C'의 김성원 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박정희 대통령의 시장경제, 반공, 자유라는 가치를 갖고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건국하기 위해 목숨을 건 대통령"이라고 소리쳤다.
이어 헌법재판소를 규탄하는 발언도 나왔다. 최근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 화제가 된 역사강사 전한길 씨는 "법과 양심을 지켜야하는 재판관이 양심을 버리고 부끄러움을 모르고 염치가 없다"며 "지금도 우리의 아들, 형제들이 휴전선에서 혹시나 침략해 올 북한 공산당에 맞서 목숨 바쳐 대비하고 있는데 우리의 주된 적이 북한이라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이런 국가관이 없는 재판관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하는 우리 대통령을 심판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날 부산역 광장에는 상당한 인파가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경찰청 집회 신고 인원은 1만명이었으나, 주최 측인 세이브코리아는 집회에 참여한 인원을 10만여명으로 집계했다. 경찰은 320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한때 도로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부산역 내 편의점에선 작년 전체 판매 수량에 육박하는 비옷이 하루 만에 팔렸으며, 장갑류도 완판됐다.
참여 시민들은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채 '탄핵 무효', '부정선거' 등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집회에 참여하고자 대전에서 내려왔다는 윤모(64) 씨는 "이 나라가 사회주의 체제로 전복되는 것을 막고자 나왔다"며 "이때까지 먹고사는 보수들은 제 자신을 비롯해 늘 뒷짐지고 구경하는 비겁자들이었지만, 이번에 가만히 들여다보니 큰일이다 싶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려한다"고 말했다.
자녀와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이 크다는 A(58)씨는 "나라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이번 계엄 사태를 계기로 그 생각이 커졌다. 그 이후로 검색도 하고, 공부도 해왔다"며 "계엄은 내란이 아니고, 그걸 가져다 재판을 하는 건 너무 웃기는 일이다. 법조인들이 제대로 보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내려한다는 김형진(21) 씨는 "2000년대 들어서 보수 진영의 결집이 이만큼 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달 서울 광화문, 대통령 관저 집회도 참여했었는데 이 시점 부산에서 결집된 모습도 보고 싶어서 나왔다"며 "노인분들 뿐만 아니라 저희 같은 청년들도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의 회피를 촉구한다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으며, 이날 석동현 변호사는 일반 시민과 청년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위한 국민변호인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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