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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이호준] 윗집에 킹콩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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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윗집에 킹콩이 사는 거 같다. 걷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쿵쿵'거리다 못해 무거운 뭔가를 끌고 밀고 난리다. 잠들기 힘들 뿐 아니라 자다가 깨기도 한다.

지난해 윗집 주인이 바뀌기 전엔 층간소음이란 걸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삶의 질이 뚝 떨어졌다.

이사하면서 한 리모델링 문제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밤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참다못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점잖게 자제 부탁을 했다.

올라가서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우회 방법을 택했다. 직접 대면해 얘기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감정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우리 아랫집도 층간소음에 고통받지만 참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더는 문제 제기 않고 견디고 있지만 정말 힘들다. 층간소음 사건을 접할 때 '이웃 간에 좀 참으면 되지 왜 싸우나' 했는데, 지금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이해가 된다. 가까운 이의 하소연이다.

며칠 전 서울에서 층간소음 갈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방화 사건이 발생해 입주민 등 13명이 다치고 방화범은 숨졌다. 피해도 컸지만 그 수법이 충격적이었다.

농약살포기에 기름통을 연결해 화염방사기처럼 쏴 불을 질렀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보복 방법에 혀를 내둘렀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 흉기 난동, 둔기 폭행 등 중대 사건이 잇따르지만 이를 막을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자회의 차원에서 장기수선충당금 등 아파트 예산을 활용해 방음 매트를 각 세대와 매칭, 공동 구매하는 건 어떨까. 스마트홈 연계 IoT 소음측정기를 각 세대에 설치하거나 관리사무소에서 소음 호소 세대에 대여해 측정하게 한 뒤 데이터를 수집,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중재·조정에 나서면 좀 더 설득력과 효과가 있지 않을까. 또 측정된 소음이 일정 수치 이상일 경우 소음 발생 세대에 자동 알림이나 경고음이 울리도록 하는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층간소음은 특정 개인이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주택 입주민들과 관리 주체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공동의 문제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머리를 맞대 보자. 좋은 방법이 없을까.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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