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소기업 매출 기준 10년 만에 상향…졸업 기업 500곳 다시 '中企' 혜택

소기업 매출기준 120억원→140억원으로…"물가 상승 반영해 업종별 조정"
573만개 중소기업, 세제감면·공공조달 등 혜택 기대

중소기업 매출구간 조정안. 2025.5.1.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소기업 매출구간 조정안. 2025.5.1.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정부가 중소기업 매출 기준을 최대 1천500억원에서 1천800억원으로 10년 만에 상향 조정했다. 중소기업 기준을 넘어 졸업했던 500개 기업이 다시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세제 감면과 정부 지원 등 혜택을 받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 매출액 기준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2015년 이후 누적된 물가 상승, 생산 원가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산업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생산원가 급증에 따른 단순 매출액 증가만으로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중소기업 기준을 벗어나면 세제 감면과 공공조달, 정부 지원사업 등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에 중기부는 지난해 4월부터 학계·전문가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소기업 범위 조정의 원칙과 기준을 수립하고, 중소기업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범위 기준 개편안을 마련했다.

개편에 따라 중소기업 매출 기준 상한은 최대 1천800억원으로 상향하고 매출 구간을 5개 구간에서 7개 구간으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업종별 매출기준 상한은 200억∼300억원씩 확대됐다. 소상공인 기준이 되는 소기업 매출기준은 최대 12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높이고 매출 구간도 5개 구간에서 9개 구간으로 늘렸다. 업종별 매출기준 상한선은 현행보다 5억∼20억원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중소기업 업종 44개 가운데 16개, 소기업 업종 43개 중 12개가 매출 기준 상향 대상이다. 이에 따라 중기업 약 6만3천개, 소기업 566만7천개가 안정적으로 정부 지원 혜택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매출 기준을 넘어 중소기업을 졸업했다가 이번 개편으로 중소기업 지위를 회복하는 업체도 전국적으로 500개에 이른다. 소기업으로 재분류되는 업체도 2만9천개에 달한다.

중기 범위 기준조정 업종 해당 중소기업 현황. 2025.5.1.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기 범위 기준조정 업종 해당 중소기업 현황. 2025.5.1.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기부는 이번 개편 기준을 정하는 데 있어 업종별 물가 상승률, 기업 졸업률, 매출 증가율 등 다양한 지표를 반영했다. 1차 금속 제조업은 수입 비철금속 국제가격(LME)이 2015년 이후 60% 이상 상승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 등으로 금속 가격이 더 상승하는 등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했다. 자동차 제조업은 미국 품목별 관세 25%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단품 제조방식에서 모듈 제품 조립 방식으로 공급구조가 변해 수익성 변화 없이 매출만 커지는 상황을 감안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이번 개편을 통해 소규모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게 돼 기업 성장 사다리가 보다 견고해질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강화로 인한 수출 가격경쟁력 확보,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원칙이 마련된 만큼 5년마다 시행되는 범위 기준 검토 시 예측 가능성과 현장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기부는 이달 중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9월 중 '온라인 중소기업 확인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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