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숙련 건설 근로자들이 나이가 들어도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건설 인력 감소에 대응하고 숙련자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재해 발생도 덩달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하는 건설 현장
6일 대한정책건설연구원의 '건설업의 고령자 활용을 위한 규제 개선방안 보고서'를 살펴보면 건설 근로자의 평균 입직 연령은 40대 중반으로 농림어업을 제외하면 고령화가 가장 빠른 산업군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2018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평균 입직 연령이 46.8세였다.
특히 한국 건설업 인력 구조는 다수의 숙련자는 55세 이상의 고령자이지만, 60세 이상이 되면 일자리 제한으로 인해 현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건설업 취업자에서 5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2.7%에서 2022년 37.2%로 늘었다. 2023년은 2022년 대비 고령자 취업자 수가 소폭 줄었지만, 비중은 유지됐다.
건설업의 고령자 취업 추이에서 괄목할 만한 부분은 65세에서 79세 연령층 취업자 증가세이다. 2013년 6만2천명으로 55세 이상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9%이었으나, 2022년 20.8%, 2023년 20.6%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3.9%에 달했다. 취업자 5명 중 1명 이상이 65세가 넘는 고령자인 셈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로 인해 야기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 현상을 겪으며 산업적인 측면에서 '노동 공급 부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효과적인 노동력 공급 기반의 구축이 중요한 과제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숙련 근로자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 현장 재해 숙련자 투입해 해결해야
보고서는 숙련 근로자 활용을 통한 산업 현장 재해 감소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산업 현장 근로자 연령이 높아지자, 60세 이상 고령자 사고사망자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건설 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2022년 건설업에서 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 중 60세 이상의 비중은 47.5%였다. 지난 2017년 60세 이상 사고사망자 비중 33.8% 대비 크게 높아졌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를 두고 근속 기간에 따른 사고 비중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기준 건설업 사고사망재해 가운데 82.8%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 근로자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에도 근속 기간 6개월 미만 근로자 사고사망재해 비율이 8.28%였다.
박 연구위원은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요인 중 인적 요소의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 근속자인 고령의 근로자는 안전하게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숙지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해, 특히 사고사망과 같은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건설업에서 노동공급 부족을 단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현재 건설근로자 중 고령자를 선별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처벌법 및 안전관리비 등을 대상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 많은 뉴스
'험지 경북' 찾은 이재명 "제가 뭘 그리 잘못을…온갖 모함 당해"
홍준표 "탈당,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잠시 미국 다녀오겠다"
이재명 "공평한 선거운동 보장", 조희대 탄핵 검토는 "당 판단 존중"
김문수 "당이 나를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아" 유감 표명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한덕수 측과 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