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건물마다 한두 곳 넘게 들어서던 커피음료점마저 줄어들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커피음료점은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꾸준히 늘어났는데, 2018년 4만5천여 곳에서 지난해 9만6천여 곳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처음 700여 곳이 줄었다. 치킨·피자 등 패스트푸드점, 한식·중식 음식점, 호프 주점, 옷·화장품 가게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구매 확대로 직격탄을 맞은 옷·화장품 가게는 1년간 4천500곳이 폐업했다. 소매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며 대표적인 퇴직자 창업 대상이던 편의점까지 줄었다.
자영업자 몰락의 결과물은 빈 점포와 연체 대출금이다. 1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719조원으로, 1년 새 15조원가량 늘었다. 매출은 줄고 대출만 늘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6천7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첫해의 2배가 넘는다. 소상공인 대출을 담보하는 신용보증재단이 은행에 대신 갚아 준 대위변제금(代位辨濟金)은 올 들어 4월까지 8천억원을 넘어섰다. 식당, 카페에 앉아 있으면 배달 주문 알림음이 수시로 들려오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중개수수료·배달비가 매출의 30%에 이른다. 주문 배달의 경우 재료비, 인건비, 임차료를 빼면 팔수록 적자인 경우까지 발생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간신히 연명(延命)하는 수준의 지원을 넘어 체감 가능한 대규모 추경을 통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고금리·고물가로 가라앉은 소비 부진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내수 침체 때문에 추경 효과도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변화로 돈을 쓸 만한 인구와 여력 모두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행 하박상후(下薄上厚) 임금체계를 조정해 청년층 경제 자립을 돕고, 은퇴 연령을 조정해 경제활동인구를 늘리는 등 구조개혁 없이는 내수 활성화와 자영업 회생은 불가능하다. 기획재정부가 인구변화가 내수 침체에 끼친 영향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고 한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제대로 된 정책적 대응을 위한 올바른 원인 분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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