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용모의 영혼의 울림을 준 땅을 가다] 스리랑카 담블라 석굴사원

불심품은 바위산 동굴, 신비한 성찰의 순간

황금사원은 담불라 외곽에서도 잘 보이는 황금빛 찬란한 거대한 불상이다.
황금사원은 담불라 외곽에서도 잘 보이는 황금빛 찬란한 거대한 불상이다.

◆ 스리랑카 문화 삼각지대의 핵심지역 담블라

​ 담불라(Dambulla)는 스리랑카 중부에 위치한 곳으로, 콜롬보에서 북동쪽으로 약 148km 떨어져 있다. 버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담불라는 작지만 불교문화로 중요한 도시로, 인구는 약 7만 명이다.

스리랑카 문화삼각지대(Cultural Triangle)의 핵심지역인 담불라는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캔디를 연결하는 지역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고대도시 아누라다푸라, 고대왕국 폴론나루와, 사자요새 시기리야 같은 세계문화유산들과 이동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담불라는 이 문화 삼각지대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중간 거점도시 역할도 한다.

담블라는 스리랑카 최대의 농산물 도매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매일 수백 톤의 과일과 채소, 향신료 같은 농산물이 이곳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된다. 아침 일찍 시장을 둘러보면 현지 농부들과 상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리랑카 농산물의 생동감, 자연의 아름다움, 석굴사원의 신성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 담불라다. 평야, 숲, 논밭으로 둘러싸여 있는 담불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고요하고 평화롭다.도심 외곽으로 나가면 사파리투어를 할 수 있는 민네리야 국립공원(Minneriya National Park)도 가깝다.

황금사원 입구의 황금 다고파는 순례자들에게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황금사원 입구의 황금 다고파는 순례자들에게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 불교예술과 역사의 정수 황금사원

담블라 시내에서 5km정도 가면 멀리서도 잘 보이는 황금빛 찬란한 거대한 황금 부처상이 있는 황금사원(Golden Temple)이 자리하고 있다. 반짝이는 황금 부처와 알록달록한 장식이 인상적이다. 특히 니상카 말라 대왕(Nissanka Malla, 재위1187~1196)은 불상에 금을 입히고 황금으로 채색하는 보시를 했는데, 이후 사원의 이름이 지금의 담불라 황금사원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곳은 박물관으로도 사용되며, 스리랑카 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담불라 황금사원은 스리랑카의 주요 불교순례지로, 많은 불교도들이 방문하여 명상과 참배를 수행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원을 입장하는 복장은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으로 신발은 사원입구에서 벗어야 하며, 양말을 착용하면 바닥의 열기로부터 발을 보호할 수 있다.​

황금사원은 스리랑카의 여러 승가대학이나 불교교육기관에서 현장학습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여행자도 함께했다.​
황금사원은 스리랑카의 여러 승가대학이나 불교교육기관에서 현장학습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여행자도 함께했다.​

담블라 황금사원은 스리랑카 불교예술과 역사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황금사원은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수도원 중 하나로, 기원전 3세기부터 불교 승려들이 거주하며 수행과 교육의 중심지로 사용되어 왔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담불라는 오랜 기간 불교교육과 수행의 중심지로 자리해 왔다.

또한 스리랑카의 여러 승가대학이나 불교교육기관에서 이곳을 찾아 현장학습강의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도 수행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불교수도원으로서 불교수행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 야외 승가대학 사원강의에 여행자도 함께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내용보다는 엄숙하고 진지한 승가대학 스님들의 정진하는 모습에 몸도 마음도 힐링 되는 듯하다. 황금사원 뒤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석굴사원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황금사원 뒤편에는 석굴사원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돌계단을 만나게 된다.
황금사원 뒤편에는 석굴사원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돌계단을 만나게 된다.

◆ 스리랑카 최고의 불교유산 담불라 석굴사원

담불라 석굴사원(Cave Temple)은 황금사원에서부터 석굴입구까지 꽤 가파른 돌계단과 경사지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는 길 자체가 나무터널처럼 푸르고, 원숭이들도 만날 수 있어 자연과 함께하는 분위기에 빠지게 된다.

석굴사원은 370m의 검은 바위산 중턱 180m지점에 다양한 크기와 웅장함을 가진 5개의 동굴로 구성되어 있다. 석굴사원이라고는 하지만 절벽을 수평으로 파고 들어가서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커다란 바위 밑 부분의 실내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연결된 다섯 개의 석굴이 있다. 각 석굴은 독특한 조각상과 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석굴사원은 검은 바위산 중턱에 5개의 석굴로 커다란 바위 사이 공간에 사원을 조성했다.
석굴사원은 검은 바위산 중턱에 5개의 석굴로 커다란 바위 사이 공간에 사원을 조성했다.

이 석굴의 예술적 특징은 153개의 부처상, 3개의 스리랑카 왕상, 4개의 신상이 있다. 2,100m²에 달하는 벽화에는 부처의 유혹, 첫 설법 등의 장면이 그려져 있다.​ 1991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석굴의 역사적 배경은 기원전 1세기, 아누라다푸라의 발라감바(Valagamba) 왕이 남인도 침략자들로부터 도망쳐 이곳에 은신하며 석굴사원을 건립했다. 이후 여러 왕들이 사원을 확장하고 장식하였으며, 18세기에는 캔디왕국에 의해 복원되었다.​

신왕의 석굴인 제1석굴엔 5개의 석굴 중 가장 큰 14m 길이의 바위에 새겨진 열반 부처상이 중심이다. 부처의 발아래에는 제자 아난다, 머리 위에는 비슈누 신상이 자리하고 있다. 입구 위에는 1세기 브라흐미 문자로 된 비문이 새겨져 있다.​

석굴사원 내부에는 157개의 불상과 화려한 프레스코 벽화가 2,2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석굴사원 내부에는 157개의 불상과 화려한 프레스코 벽화가 2,2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석굴사원을 가득 메운 불상과 벽과 천정의 아름다운 벽화들.
석굴사원을 가득 메운 불상과 벽과 천정의 아름다운 벽화들.

대왕의 석굴은 가장 크고 화려한 석굴로, 길이 38m, 깊이 23m, 높이 6.5m다. 60개 이상의 부처상과 함께 스리랑카 왕들의 조각상이 있다. 벽과 천장에는 부처의 생애를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대신석굴은 18세기 캔디왕국의 키르티 스리 라자싱하(Kirti Sri Rajasinha) 왕에 의해 건립되었다. 10m길이의 열반부처상과 50개의 부처상이 있다. 벽화는 캔디양식 특유의 화려하고 독특한 예술미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서쪽 사원석굴은 작은 다고바가 있으며, 이는 왕비 소마와티(Somawathi)의 보석을 보관했다고 전해진다. 비슈누와 사만 신의 조각상도 있다.​

제2신사석굴은 가장 최근에 추가된 석굴로, 벽돌과 회반죽으로 만들어졌다. 10m길이의 열반부처상과 11개의 부처상이 있다. 두 개의 부처상 위에는 후드 코브라가 덮여 있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석굴사원에는 많은 부처상과 힌두 신들의 조각상도 있어, 불교와 힌두교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석굴사원에는 많은 부처상과 힌두 신들의 조각상도 있어, 불교와 힌두교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담불라 석굴사원은 스리랑카 불교예술과 신앙역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소로, 그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는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야기 자체가 신비롭고, 석굴에는 그 당시 왕이 숨어 살았을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만큼 엄숙하고 신성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벽과 천장을 가득 메운 불교벽화들은 정말 경이롭다. 전통 불교 이야기뿐 아니라 스리랑카의 역사까지 그림으로 남겨져 있다. 석굴천장과 벽은 모두 화려한 벽화로 덮여 있는데, 자연동굴을 이용했음에도 인공적으로 조각한 것처럼 섬세하다. 석굴 안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거대한 불교성소로 만든 장소로 압도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감탄하게 된다.

석굴사원에는 길이 14m에 달하는 거대한 와불상이 있다.
석굴사원에는 길이 14m에 달하는 거대한 와불상이 있다.

담불라 석굴사원은 신성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사원입구 산중턱에 오르면 스리랑카 중부의 초록평야와 하늘이 어우러진 장대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이다. 동굴 입구에서 주변평야를 파노라마처럼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와 사원을 둘러싼 지역은 푸른 농장지대, 작은 마을, 그리고 아득하게 펼쳐진 숲과 언덕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ymahn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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