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1일 포항을 찾아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6일 포항 죽도시장에서 유세전을 펼친 후 꼬박 25일만의 재방문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7시쯤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를 찾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신화를 써준 포항의 영광을 다시 찾겠다"고 밝혔다.
유세 무대가 마련된 포항 중앙상가에는 김 후보를 보기 위해 3천명 이상(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몰리며 발디딜틈조차 없을만큼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먼저 김 후보는 노인·상인·노동자·학생들이 전해주는 꽃다발을 받으며 크게 손을 들어 화답했다.
이후 유세 지원에 나선 주호영·김정재·이상휘 국회의원과 함께 큰절을 올리며 "우리 정당의 지난 잘못을 사죄하고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큰절로 전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9일 발생한 포항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를 거론하며 순직장병에 대한 묵념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김 후보는 "포항은 해병대의 고장이며 포스코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 근간을 세운 신화적인 도시"라며 "지금의 어려움을 잊고 철강은 물론 2차전지, 수소 등 포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 출신의 그는 특히, 포항과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내 고향사람들이 포스코에 많이 갔고, 나 역시도 고모 등 친척이 포항에 산다. 그래서 포항에 대한 친근감이 많이 들고, 지금 경제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얘기가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리고 "해외기업을 모으고, 떠나간 국내 기업들을 다시 불러들이며, 자영업자가 잘되도록 살펴 경제·일자리·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인인 설난영 여사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문제 등을 겨냥한 듯 깜짝 퍼포먼스도 있었다.
김 후보는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려고 하니 마음이 떨려 방탄조끼를 입고, 심지어 방탄법까지 만들려고 한다. 나는 그런 것 필요없이 여러분들이 바로 저의 방탄이다"라며 조끼를 들쳐 보였다.
조끼 안에는 '저는 제 딸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으며, 김 후보는 "못난 남편을 옥바라지하며 딸을 훌륭히 키워준 아내와 막말도 않고 도박도 않으며 묵묵히 남들을 도와주고 있는 사회복지사 딸이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경주 출신의 유시민 작가를 빗대 "제 고향 영천도 포항 옆인데, 또 다른 옆동네 경주사람이 학벌을 가지고 영부인이 될 수 없다고 하더라. 배움의 유무나 얼마나 돈을 잘버는지 보다 그 사람이 겪어온 노력이 유일한 가치판단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김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을 강조하며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 뭉치자. 이기자'라는 표어를 시민들과 함께 외친 뒤 연설을 마무리 지었다.
거리 유세를 마친 김 후보는 곧바로 해군 해상초계기 순직장병 합동분향소가 있는 포항시 남구 해군항공사령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순직장병들의 영정에 헌화한 후 김 후보는 유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유족들은 그런 김 후보를 향해 눈물을 쏟아내며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김문수 후보는 "불행한 일을 당하게 돼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우리 바다를 지키는 장병들이 뜻하지 않게 참사를 당해 큰 슬픔을 느낀다"면서 "여기서 여러 정치 현안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돌아가신 분들의 영면을 빌고 조속한 원인 확인 및 부족하나마 충분히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르포] "보고싶었습니다" '박근혜' 이름 울려 퍼진 서문시장… 눈물 흘리는 시민도
유시민, '설난영 비하 논란'에 "표현 거칠어 죄송…비하 의도 없었어"
유시민 '설난영 비판' 논란 일파만파…"봉건적 여성관" "구시대적 성편견"
"재명이가 남이가" 이재명, TK공약 추상적…부산은 해수부·HMM 이전
尹 메시지에 김용태 "국힘 근처 얼씬도 말길…사실상 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