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성근 화백 "예술은 내 자신의 표현, 그러려면 내 존재부터 아름다워져야죠"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이 화백 '미를 찾아서' 주제로 강연
강연 앞서 하용부 공연과 이 화백의 '드로잉 퍼포먼스' 선보여

이성근 화백이 9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이성근 화백이 9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임경희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아름다움을 밖에서 찾을 게 아니라 내 인생, 내 존재부터 아름답게 바꿔보세요."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 주자인 이성근 화백은 9일 '미를 찾아서'란 주제로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림은 내 존재의 소산"이라며 "존재의 차원이 바꿔져야 그림의 차원이 달라진다"고 역설했다. 그림을 변화시키고 싶으면 먼저 내 생각과 철학, 인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존재의 변화를 위해선 "인생이 아름다워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려면 "내 행위와 말, 존재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아기들인데, 전혀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기에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나를 깨버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나를 버릴 때, 깨어질 때 진정한 존재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백남준이나 제가 무대나 생활 안에서 자주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은 존재를 표현하는 것, 나 자신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아름답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 화백은 근대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당(以堂) 김은호 선생을 사사했고, 건국대 대학원 초빙교수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작품세계는 동양회화로부터 출발했지만 전통에만 얽매이지 않고 서구적이고 초현대적이다. 이 때문에 혹자는 그의 작품을 보고 미국화가 잭슨 폴록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간 해외(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중국 등)에서 50회 넘게 개인전을 열 정도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고, 청와대와 미국 국방부 펜타곤, 유엔본부, 영국 왕실, 필리핀 대통령궁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하용부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임경희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하용부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임경희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용부의 '듣는 춤, 보리 소리 영무(靈舞)' 공연이 선보였다. 이후 이 화백의 '드로잉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입혀 앞으로 뛰는 말 형상의 그림을 그려내는 퍼포먼스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간간이 '하아' 하는 이 화백의 구령 소리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참석자 2명을 대상으로 이 화백이 글자 그림을 그려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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