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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속으로] 신라호텔·하이브 공간 채운 설치미술가 박선기, 대구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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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 형태의 숯 매단 '공간 드로잉' 선보여
8월 23일까지 대구 동구 021갤러리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자신의 작품
자신의 작품 'An Aggregation' 안에 선 박선기 작가. 이연정 기자

영화 매트릭스 속에 들어온 듯한 장면이 전시장에 연출됐다. 다만 공간을 채운 것은 이진법 숫자가 아닌 숯 조각들.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린 숯들은 점 또는 선의 형태로 무작위의 숲을 이룬다. 제멋대로 놓인 듯 싶다가도 어느 각도에서는 하나의 형상처럼 보이고, 다시 무질서로 돌아간다.

관람객들은 레이어 사이를 다니며 작품을 느낀다. 그들의 움직임은 작품에 미세한 흔들림을 전하고, 고요한 공간은 어느새 감각의 파동으로 가득 찬다.

3차원의 공간에 드로잉을 펼쳐보이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박선기의 개인전 '비움과 진동(Void and Vibration)'이 대구 동구 021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서울 신라호텔 로비의 거대한 아크릴 비즈 작품의 작가로 유명하다. 불규칙하지만 규칙적인, 반짝이는 아름다움으로 인기가 높은 그의 작품은 더현대 서울과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에도 전시돼있다.

이탈리아와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 대만,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진 바 있으며 제9회 김종영조각상을 수상했다.

그의 출발점은 조각이다. 중앙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미술원에서 수 학했다. 유학까지 다녀온 그가 예술적 소재를 찾은 곳은 의외로 고향이었다. 전통적인 '덩어리'의 조각을 탈피해, 어릴 적 경북 선산에서 보고 듣고 느낀 자연을 소재로 삼았다.

그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표현하고자 나무로 건축적인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자연의 끝이라 생각되는 숯이라는 재료에까지 이르렀다. 그에게 숯은 소멸이자 또 다른 생성인 셈. 인간이 머무는 고요한 공간 속에 어우러지는 숯은 새로운 생명의 파동을 불어넣는다.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021갤러리 전시장 전경. 021갤러리 제공

작가는 나아가 이 '파동'에 주목했다. 그는 "무게를 잃은 선은 여백을 가로지르며 흔들리고, 그 떨림은 보이지 않는 구조와 감각의 파장을 그린다"며 "이 과정을 통해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감각이 머무는 장임을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숯을 매다는 것에서 나아가 아크릴 비즈나 크리스탈, 석영 등 다양한 소재로 공간 드로잉을 시도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숯 작업뿐 아니라 조각, 회화, 모빌 등 다양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림자를 그려 넣은 회화 작품은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경험하게 하며, 정해진 각도에서만 온전하게 보이는 작품을 통해서는 '박선기표 조각'을 엿볼 수 있다.

자신만의 세계를 뚜렷이 구축했음에도, 그는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생각하면서 작품의 질을 높이기보다, 일단 많이 만들어보면서 질을 높이는 편이 쉽다고 여기는 편이기에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에 매진한다고.

"남들의 10배를 살자는 욕심에, 젊은 시절 한 때는 하루에 18시간씩 작업하기도 했죠. 15년 정도 그렇게 하니 자리가 잡힌 것 같습니다. 생각을 확장하고 이끌어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어요. 일단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동사 위주로 적어나가다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더라고요. 정해진 공간에 어떻게 작품을 선보일 지, 항상 고민이 가득합니다."

전시는 8월 23일까지 이어지며 일, 월요일은 휴관한다. 053-74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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