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강 권오창 화백, 국립대구박물관에 복식 인물화 168점 기증

위인 표준영정 대표 작가
고증 통해 당대복식 재현
전통 어린이 복식화도 기증

김규동(왼쪽) 국립대구박물관장과 권오창 화백이 기증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김규동(왼쪽) 국립대구박물관장과 권오창 화백이 기증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권오창, 황원삼 순종효황후.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권오창, 황원삼 순종효황후.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권오창, 색동두루마기와 수복강녕부금 전복.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권오창, 색동두루마기와 수복강녕부금 전복.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전통 인물화의 대가 동강(東江) 권오창 화백이 국립대구박물관에 복식 인물화 155건 168점을 기증했다.

권 화백은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 전통 궁중회화에 매진해 많은 작품을 그렸다.

특히 그는 표준영정 분야의 대표적인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표준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표준영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위인의 모습을 역사적 고증에 기반해 표준화한 초상화를 말한다.

권 화백은 현재까지 지정된 100점의 표준영정 가운데 17점을 그려낸 대가로, 1992년 설총의 영정을 시작으로 김부식, 정도전, 강수, 백제 성왕, 맹사성, 단종 등 다양한 인물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는 인물의 용모뿐만 아니라 해당 시대의 복식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이를 위해 역사와 제도, 복식에 관한 연구 성과는 물론 각종 실물자료까지 직접 찾아가며 고증을 거듭했다. 그 결과 한 인물의 초상에 그가 살았던 시대의 분위기와 문화까지 함께 담아내고자 하는 예술적 집념이 고스란히 담긴 작업이 이어져 왔다.

권오창, 까치두루마기와 모란자수 굴레.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권오창, 까치두루마기와 모란자수 굴레.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이번에 기증된 작품 중 이목을 끄는 것은 전통 어린이 복식이다. 이 작품들은 권오창 화백이 2001년부터 제작한 것으로, 각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실물 복식자료와 근현대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고증을 거쳐 완성됐다.

권 화백은 복식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동일한 복식을 앞모습, 옆모습, 뒷모습까지 나눠 묘사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했다.

또한 실제 존재하는 복식을 입은 어린이의 생동감 있는 표정을 담아내기 위해 연령대별 아이들의 얼굴과 몸짓을 오랜 시간 관찰하며 그림에 담아냈다.

특히 어린이 복식 작품 전체를 모아 디지털화해 병풍에 담은 '백진복도'(2021)는 독보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며, 권 화백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권 화백은 "국립대구박물관이 복식문화에 대한 연구와 전시에 꾸준히 힘써온 점을 높이 평가해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며 "그림 제작에 참고한 자료 중 일부는 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이었다"고 말했다.

기증된 작품은 향후 보존 상태를 점검한 뒤 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으로 등록 절차를 거치게 되며, 2026년 특별전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기증은 평생 우리 옷과 인물을 그려온 예술가의 열정이 모두의 문화유산으로 승화되는 숭고한 실천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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