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을 만나다]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 "농축협 연체 급증, 자산관리회사 역할 커져"

올해 1월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 부임…"부임 초 4%이던 농축협 연체율, 현재는 5% 상회" 우려
범농협 연체감축 지원 체계 및 회수 경쟁력 강화, 채권 평가부서 인원 확충 등에 노력
채무 농업인 신용 회복 지원, 농업인 희망동행 등 농업인 돕는 농협자산관리회사로
농협은행 인사부장·경북본부장 거치며 큰 보람, 지방 청년에 "위축되지 말고 도전할 것"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농협맨'이다. 이무성 작가

농협자산관리회사는 농축협, 계열사가 안고 있는 부실자산(채권)을 관리하는 회사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농축협 부실자산을 전문적으로 정리하고자 2002년 설립됐다. 농축협에서 대출을 받아 상가건물을 매입 후 장기간 공실로 대출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 이를 매각해 정리하는 일을 한다. 업무 특성상, 실물 경기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취임한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농협 내 '캠코'(한국자산관리회사)라고 보면 된다"며 "작년 연말부터 농축협 연체가 급증하면서 농협자산관리회사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 출신으로 대구 청구고·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금 대표이사는 1990년 농협에 입사, 농협은행 인사부장·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NH농협카드 사장 등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농협맨'이다.

- 대표이사 취임 6개월 소회는?

▶농협자산관리회사는 최근 연체율 상승 등 범농협이 직면한 위기의 최전선에 서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범농협이 보유한 부실자산을 인수해 연체율을 낮추고,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농협자산관리회사 역할이 중대해지는 시기에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연체 급증 상황에 대처하고자 전국의 수많은 농축협 및 회사 임직원과 소통하는 사이 6개월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 농협자산관리회사가 하는 일은?

▶농축협 부실예방, 경영개선, 부실채권 및 비업무용 자산 정리의 효율적 지원이 조직 목표입니다. 먼저 농축협, 계열사,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이 보유한 부실자산을 매입, 농축협 등의 자산건전성을 높입니다. 동시에 매입한 부실자산 중 장기연체 농업인 채무자 등에 대한 채무감면 등을 통해 신용회복을 지원해 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축협, 계열사,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등이 보유한 부실자산 보전·추심업무, 농축협 및 계열사가 의뢰하는 신용조사업무 등도 맡고 있습니다.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농협맨'이다. 이무성 작가

- 회사 현안과 취임 후 역점 분야는?

▶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된 20여년 이래 최근 국내 경기상황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서울도 강남, 여의도 정도 빼고는 대부분 지역의 상가 공실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신촌, 동탄, 분당 할 것 없이, 경기가 정말 어렵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너무 힘들겠구나 실감합니다.

이런 탓에 농협자산관리회사로서는 부실 채권 증가에 따른 범농협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가 최대 현안입니다.

취임 당시 농축협 연체율이 4%를 넘었는데, 현재는 5%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농축협의 신속한 연체감축 지원이 최대과제라는 인식 아래, 세가지 역점사항을 추진 중입니다.

담보연체채권 관리 전담을 위한 2곳의 권역관리센터를 신설, 현장 중심 채권관리체계를 강화했고 채권관리 인원의 25%를 증원해 회수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다음으로 농축협 부실채권 평가의뢰 급증에 대응해 평가부서 인원을 늘려 채권평가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전국의 농축협을 수시로 방문해 현장의 개선의견을 업무에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농협자산관리회사가 농협 뿐 아니라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산관리 전문회사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 농업인들을 위한 서비스는?

▶농협자산관리회사는 농업인 신용회복 지원에 애쓰고 있습니다. 채무를 지고 있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상환능력에 맞는 채무조정 등을 제공함으써 조기 신용회복과 재기를 돕고 있습니다. 농업인 신용회복 지원제도는 2017년 구상됐으며, 2019년 농협중앙회와의 '범농협 농업인 신용회복지원업무협약(MOU)'을 통해 농협자산관리회사로 일원화했습니다. 그동안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의 신용회복을 위해 6천300억 원의 채무를 감면, 4만3천200여명의 농업인을 지원하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또한 농업인 신용회복 지원을 통해 신용을 회복한 농업인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농업인 희망동행'도 시행, 그동안 총 590여회의 농업인 희망동행 행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농협맨'이다. 이무성 작가

- 농협에서 35년을 몸담으셨습니다.

▶농협은 제게 좋은 직장이자, 등대 같은 곳입니다. 오후 4시면 퇴근하는 줄 알고 입사 지원을 했는데, 초임지인 경북 영천시 지부에서 전체 돈관리를 맡아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고생하며 일을 배웠습니다. 그런 경험 덕분에 남들보다 빠른 3년 만에 과장급 책임자로 승진하기도 했죠. 특히 2020년 농협은행 인사부장으로 발탁된 것은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제가 외곽에 오래 근무한만큼 영업점에 대한 우수 인력배치와 배려에 신경썼습니다.

사람은 저마다의 소질이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자의 소질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직무를 주는 인사 기준을 실천하고자 했고요. 대학에서 배운 '목표관리제도(MBO)'나 통계·회계 등 직무에 인턴십도 도입해보았습니다.

꿈에 그리던 경북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받은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경북 농협이 생긴 이래 은행 본부장과 중앙회 본부장을 같이 한 '1호' 기록도 세웠고요.

- 농협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은?

▶내게 주어진 임무를 잘 해냈을 때, 그런 노력을 조직이 알아줬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해야겠죠. 다양한 업무 경험, 특히 은행 금고 업무를 수행한 일이 가장 보람됐고요. 1등 공공금융으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고군분투한 일이나, 경북본부장으로 고향에 내려가 지역 기관장, 조합장, 고객과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직장생활 동안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고민했습니다. 각 조직마다 저마다의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업무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그런 기준 없이 눈앞의 업무에만 매달리다보면 근시안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0대 중반 입사 후 울릉도에 부임한 것도 좋은 인연입니다. 경북본부장으로 일하면서 농업인행복버스 행사를 통해 울릉군 주민들께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한 일, 코로나19로 인해 판로가 막힌 울릉도 삼나물 특판에 나서 완판시킨 일 등은 큰 보람이었습니다.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금동명 농협자산관리회사 대표이사는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90년 입사 이래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NH농협카드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 '농협맨'이다. 이무성 작가

- 지방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일단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역시 지방 대학 출신으로 서울에 올 때는 움츠러든 적도 있어요. 하지만 열심히 일하면 어느 곳에서든 결국 인정을 받게 돼 있습니다. 경북 등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들은 특유의 성실함이 있고, 조직에 대한 로열티도 강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저 또한 지방에서만 근무하다 서울 근무 얘기를 들었을 때, 잘 해낼수 있을까 싶었지만 노력한 결과 부장도 되고 본부장도 됐습니다. 위축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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