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시험 기간 7차례 경비 해제… 안동고교 시험지 유출 '상습 시도' 의혹

시험 기간 7차례 경비 해제…반복적 유출 시도로 보고 조사
행정실장 "2024년부터 인지" 자백… 보안관리 전반 도마 위에

17일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와 경북교육청 관계자들이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17일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와 경북교육청 관계자들이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매일신문 11일 보도 등)과 관련해 해당 학교의 경비 시스템이 2024년 이후 시험 기간 동안 7차례나 해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최대 7차례에 걸쳐 시험지 유출 시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구속된 학교 시설 관리자 C씨는 지난해부터 기간제 교사 A씨와 학부모 B씨의 시험지 유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매일신문이 단독 입수한 경북도교육청의 해당 사건 경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해당 학교 시험 기간 중 총 7회에 걸쳐 경비 시스템이 해제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비 시스템 해제는 지문 인식을 통해 출입 보안 시스템 작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도록 하는 것이다.

시스템을 해제한 뒤 기간제 교사와 학부모가 시험지 유출을 시도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시험지 유출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 기간 동안 의심이 되는 시스템 해제가 7번이라는 얘기"라고 밝혔다.

교육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C씨는 A·B씨의 범행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학교 측에 "2024년부터 시험지 유출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인쇄실 키와 교무실 비밀번호를 두 사람에게 유출했다고 자백했다. 또 CCTV 기록도 삭제했다고 시인했다.

지난 4일 새벽 시험지 유출 시도 과정에서 보인 A·B씨의 동선도 이날 개최된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긴급회의에서 공개됐다.

사건 당일 A·B씨는 지문 인식을 통해 학교에 침입한 뒤 C씨를 통해 획득한 열쇠로 인쇄실 문을 열려 했지만 이중 잠금장치에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교무실로 이동해 역시 C씨에게 받은 비밀번호를 이용해 몰래 들어가 국어 시험 관련 자료를 탈취하려다 보안벨이 작동해 적발됐다.

경북도교육청은 17일부터 오는 23일까지 해당 학교에 대해 특별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모든 고등학교의 시험 보안 체계를 전수조사하고, 지문 인식 등 출입 시스템을 카드 방식 등으로 전면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채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시험지 유출로 부당한 이익을 본 학생에 대한 조치는 이달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며 "나머지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려면 행정력의 신속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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