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시간 중 전기 차단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이 어둠 속에서 구조를 요청했으나, 안전장치는 모두 무력화된 상태였다.
대구 북구에 위치한 칠곡동아아울렛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 설비와 비상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설을 운영 중인 이랜드 측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는 7월 22일 저녁, 아울렛 9층에서 발생했다. 스크린파크골프 티켓 수령을 위해 매장을 찾은 시민 A씨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직후, 전기 차단으로 기기가 멈췄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완전히 암흑에 휩싸였고, 비상벨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CCTV 역시 작동하지 않아, 승객은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구조를 요청해야 했다.
갇힌 시민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해당 골프용품 매장주인과 연락을 취했고, 이후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긴급 출동한 구조대와 현장 직원의 협조 끝에 탈출에 성공했으나, 자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파악된다.
현장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문제의 엘리베이터는 전기 공급이 차단되면 내부 통신 장치 및 비상 장비 역시 모두 멈추는 구조였다.

이랜드 측은 영업시간 중 일부 구역의 전기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있었던 정황이 제기됐다. 비상벨과 CCTV를 포함한 핵심 안전장비가 이에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A씨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불도, 벨도, 카메라도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 새로 산 골프채로 문을 두드리며 겨우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또 "전기를 일부러 끊어놨다는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누구든 갇히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구조였다"고 증언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 관계자는 "비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내부 고립 상황을 알 수 없다.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상업시설에서는 전기 차단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칠곡동아아울렛의 경우 그러한 대비가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울렛은 상업 중심지로,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리는 곳이다.
특히 9층은 실내 스크린골프장과 각종 체험형 매장을 포함한 다양한 점포들이 입점해 있는 구역으로, 엘리베이터 이용률이 높은 층이다. 이번 사고는 바로 그 장소에서 일어났다.
자칫 했으면 제보자는 다음날 오전 10시 30분 매장 개장 전까지도 구조되지 못할 수 있었던 것으로 관계자가 전했다. 내부 고립 상태가 장시간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던 셈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SNS에서는 이랜드 측의 안전관리 책임을 묻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시민들은 "초등학생이 혼자 갇혔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겠느냐"며 운영사 측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전기 절감을 이유로 안전 시스템까지 끊어버린 이랜드의 시설 운영 방식은, 이른바 '비용 절감이 생명보다 우선시되는 구조'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랜드 측은 사고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현장 점검이나 재발 방지 조치 여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피해자 A씨는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힐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정기 점검, 비상벨 상태 확인, CCTV 시스템 유지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이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개인의 불편이 아니라, 누구든 위급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고는 단순한 오작동 수준이 아닌, 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비상시 외부와 단절된 채 갇힌 고객이 자력으로 구조 요청을 해야 했다는 점에서, 안전망 부실이 극단적인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관계 기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랜드 측의 시설 관리 실태와 전기 차단 운영 방식을 점검 중이다.
피해자 측은 전기 차단 시 승객 감지 장치 의무화, 비상벨·CCTV 정기 점검, 비상 전력 차단 금지 조치, 대형 아울렛 대상의 특별 안전 점검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칠곡동아아울렛은 대구 북구 지역에서 이랜드가 운영하는 대표 상업시설 중 하나로, 이 사건을 계기로 관련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정밀 조사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희 국회의원은 "회사 운영상 어려움으로 고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은 생겨서는 안된다"며 "전국민의 안전을 위해 해당 사안을 철저히 확인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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