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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아이폰 '비번+얼굴인식' 이중 잠금⋯특검, 디지털 포렌식에 발목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특검이 압수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가 비밀번호와 얼굴인식까지 '이중 잠금'이 걸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에 "비밀번호 제공 의사는 없다"라고 했다고 알려졌다.

23일 오전 정민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압수한 윤 전 대통령 휴대폰에) 얼굴인식과 비밀번호가 같이 걸려있다"라며 "지금 확인한 바로 비밀번호 제공 의사는 없다고 한 상태라 거기서 더 진행된 건 없다"라고 했다.

앞서 특검은 지난 11일 윤 전 대통령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아이폰 1대를 확보했다.

이후 특검은 아이폰 비밀번호를 알려달라 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거부했다. 이에 특검은 일단 아이폰을 대검찰청에 넘기며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중 잠금을 풀지 못해 아직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풀 핵심 단서로 지목된다.

현재 채상병 특검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다수 관계자로부터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 조사 결과 보고가 있던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최초로 전달했다는 의혹을 계속 부인해 온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은 22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취지로 사실관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특검은 실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때 윤 전 대통령의 통화 내역, 문자 메시지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휴대전화가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중 잠금으로 포렌식 작업이 지연될 경우 결정적 증거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윤 전 대통령 측이 법원에 압수물 환부를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휴대전화 자체를 열어보지 못한 채 돌려줘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압수물 환부는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뤄지기 때문에, 휴대전화는 통상적으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서도 해당 청구에 대해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은 25일 오전 10시 30분에 허태근 전 국방정책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허 전 실장은 2023년 7월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망 사건 최초 수사 결과 보고가 이뤄진 자리 배석자다. 특검은 허 전 실장에게 당시 보고 및 이후 장관 지시와 관련해 2023년 7~8월 국방부 내에서 이뤄진 일련의 결정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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