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우 쏟고 찜통 덮치고…7월 대구의 '기후 롤러코스터'

폭우·폭염 번갈아 닥치며 과거보다 극단적인 날씨 증가
관측 이래 최고치 속출…7월 상순 평균기온 '30도 육박'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24일 대구 중구의 한 편의점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24일 대구 중구의 한 편의점에 '무더위 쉼터'가 마련돼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7월 대구는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닥치는 '극한 날씨'가 점차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 호우와 무더위의 빈도와 강도가 모두 높아지는 양상이다.

24일 기상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1950년 이후 현재까지 대구에서 하루 강수량이 100㎜를 넘긴 날은 모두 11일이다. 이 중 1950~1999년 50년 동안 발생한 사례는 단 4일에 불과했다. 이후 2000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26년 동안에만 7일이 발생했다. 특히 2011년 이후 5일이나 집중됐다. 최근 강수 강도가 과거보다 훨씬 더 빈번하고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실제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7월 17일, 대구에는 하루 동안 102.3㎜의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해 7월 9일에는 하루에 191.3㎜의 비가 내렸으며, 이는 1907년 대구 기상 관측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최고 기록은 1948년 7월 30일 203.2㎜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자유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2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자유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기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구의 7월 평균기온은 1950년대에는 25.0℃였고, 이후 1960~2000년대 25.1~26.1도 등 1도 안팎의 등락을 보였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27.0도로 올라섰다. 지난해는 27.8도를 기록했다.

올해 7월 상순(1~10일) 평균기온은 29.9도로 집계됐다. 이는 대구의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94년 7월 상순(29.8도)이었으며, 올해는 그 수치를 넘어섰다. 열흘 내내 거의 30도에 가까운 평균기온이 이어진 셈이다.

특히 대구에서 7월 중 하루 평균기온이 32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1907년 이후 총 12일뿐이다. 이 가운데 1977년에 처음 1일을 기록했고, 1994년에는 5일에 달했다. 2012년 1일에 이어, 2018년에는 다시 5일을 기록했다. 2018년은 7월 23~27일 닷새 연속 32도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여름 기후가 점점 더 극단적인 양상으로 변하는 징후다.

앞으로 폭염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 대구의 연평균 폭염일수는 33.4일이다. 기상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대구 폭염일수는 2030년 41.4~61.9일로 늘고, 2050년에는 56.3~65.8일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대구 폭염일수가 53일로, 관측 이후 3번째(1994년 60일, 2013년 54일)로 많았다.

기상청은 "폭염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과거와 비교해 발생 빈도와 강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추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견된다"며 "폭염 대응은 단순한 날씨가 아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위기 관리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9일 오후 대구 중구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가 냉수를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9일 오후 대구 중구 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가 냉수를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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