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사람의 근육 움직임에 착안해 얇은 시트형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포스텍(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김기훈·정완균 교수,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신형곤 박사 연구팀은 종이처럼 얇고 사람 근육처럼 유연하면서도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며 물체를 다룰 수 있어, 수술용 로봇부터 산업 장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의료 현장에서는 몸 안에서 수술을 돕는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는 배관 청소나 복잡한 기계 점검을 수행하는 로봇이 필요하지만 유연성과 힘을 동시에 만족하는 로봇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았다.

로봇이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힘은 강하지만 유연성을 충족하는 데는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사람 근육 움직임을 주목했다. 근육에 있는 '마이오신'이라는 단백질이 작은 힘을 반복해 큰 움직임을 만드는 원리를 살피며 이를 로봇에 적용해 얇은 시트 형태의 로봇 액추에이터(구동장치)를 만들었다.
시트 내부에는 수십 개의 작은 공기주머니와 이를 연결하는 다채널 공기 통로가 층층이 쌓여있다.
이 시트에 공기를 순서대로 주입하면 표면의 돌기들이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며 작은 힘을 차곡차곡 모아 큰 이동을 만들어 낸다.
표면은 위, 아래, 옆 등 6가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속도와 거리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로봇이 구부러진 상태라고 해도 돌기만 이용하면 애벌레처럼 기어갈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기술 성능을 검증했다.
물체를 다루는 실험에서는 마치 사람 손가락처럼 섬세하게 움직였으며, 물속에서도 물체를 옮기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특히 기존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웠던 얇은 배관 청소와 같은 작업도 수월하게 마쳤다.
연구팀은 이번 로봇의 개발로 일상과 산업에서 혁신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몸 안에서 이뤄지는 정밀 의료 수술 분야가 발전을 꾀할 것이고, 인간이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의 세밀한 작업이 산업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훈 교수는 "얇고 부드러운 구조 안에 복잡한 3차원 공기 압력 네트워크를 담아내고, 생체 모사 방식으로 여러 방향의 동작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로봇이 더 유연해지고 섬세해졌다"며 "이 기술이 의료, 공장, 탐사 등을 넘어 돌봄 산업에도 응용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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