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운영 중인 119폭염구급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 동부소방서 소속 폭염구급대는 "동구시장 인근에서 할아버지가 길에 나앉은 채 일어나지 못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날 대구 날씨는 낮 최고기온 36℃로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이었다.
현장에는 한 70대 노인이 늘어져 있었다. 의식은 있었지만 체온이 40도에 달했다. 노인은 2시간 넘게 바깥 활동을 하다가 열탈진 증상을 보였다. 폭염구급대는 노인에게 얼음주머니 3개를 넣은 냉방조끼를 입히고 물과 이온음료를 먹였다.
노인은 이후 구급차 안으로 옮겨졌다. 구급차 내부에는 체온을 내려줄 수 있는 분무기와 생리 식염수를 비롯해 여분의 얼음주머니가 아이스박스 안에 가득 차 있었다. 대원들은 분무기를 뿌리는 한편 에어컨 등을 동원해 노인의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집중했다.
소방당국은 올해 구급차 63대를 119폭염구급대로 지정, 583명을 투입하고 있다. 5년 전(구급차 59대, 492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기록적인 폭염에 대구 온열질환자는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명)의 5배 이상 많다.
소방당국은 온열질환자 상당수가 고령자로 건강 우려가 유독 크다는 입장이다. 대구소방의 구급활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관련 출동은 총 79건으로 이중 60대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51.9%였다. 발생시간대는 오후 3~6시가 전체의 38%로 가장 많았다.
소방당국은 "환자를 발견하면 먼저 그늘진 곳으로 옮긴 뒤 폭염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달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상 증세를 인지한 뒤 빠르게 신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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