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이 안동을 비롯해 경북 북동부를 할퀴고 간지 4개월이 지났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3월 25일 안동 7개 면 지역까지 번졌고, 2만6천여ha의 산림이 소실됐다.
안동지역은 주택 1천600여동이 전소·반소 됐으며 5천명이 넘는 시민이 대피하는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맞닥뜨려야 했다.
산불 진화 직후부터 가장 시급한 이재민 주거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체계적인 복구에 나섰고, 60여일 만인 지난 5월 26일 841동의 선진이동주택에 이재민들을 입주를 완료시켰다.
안동시는 7월 24일, 안동시민회관 영남홀에서 시민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절망을 희망으로, 눈물을 웃음으로'라는 주제의 '산불피해 극복, 희망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는 '위기', '회복', '재창조'라는 키워드로 시민들이 묻고, 권기창 시장이 직접 답하는 형식으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날 본격적인 토크콘서트에 앞서 안동시는 산불 발생 당시 주민대피와 산불진압, 이재민들의 일상회복과 산불피해 복구에 애쓴 98명의 유공자와 단체 등에게 표창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동체육관과 다목적체육관 등에 설치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급식 봉사와 세탁 봉사, 임시주택 입주 전 청소 활동 등에 나선 대한적십자봉사회 안동시협의회와 경북아미회 등 봉사단체들이 표창을 받았다.
또, 산불 발생 시 불길 속에서 이웃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농약살포기 등으로 물을 뿌려 산불로부터 주택 등을 지켜온 시민 속 숨은 영웅들을 비롯해 군부대, 소방, 의료기관 등 관계자들에게도 시민 모두의 감사의 뜻이 담긴 표창패가 전달됐다.
이어진 콘서트에서 권기창 안동시장은 "이제는 절망에서 벗어나 희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눈물을 웃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산불진화와 일상회복 과정에서 함께해 준 시민과 공무원, 자원봉사자들께 눈물겹도록 고마운 마음이다"며 "모두의 노력으로 잿더미 속에서 희망 안동을 만들 것"이라 말했다.
권 시장은 키워드 '위기'에서 한 시민의 '가슴 아팠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 "산불 발생부터 진화와 이재민 대피시설, 선진주택 입주까지 모든 순간이 가슴 아팠다"며 "갑자기 불어닥친 불길에 주민들과 산불진화에 참여했던 공무원들이 고립됐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절망스러웠던 기억"이라 회상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에서 보내온 자원봉사의 손길과 피해극복을 염원하는 성금, 물품 기부를 비롯해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은 '회복'을 위한 가장 소중한 힘 이었다고 덧 붙였다.
권 시장은 "시민 모두가 내일처럼 나섰다. 1천500여 공직자들의 헌신은 정말 눈물겨웠다. 산불피해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이재민들이 살 수 있는 선진이동주택 1천채를 제공했다"며 "다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질책은 시장에게 하고, 공직자들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창 시장은 "침체된 지역 경제와 관광 회복을 위해 '여행이 곧 기부' 캠페인을 추진했다. 경북 북부 11개 시군과 함께 '희망여행 기획전'을 운영해, 여행 자체가 피해지역을 돕는 실질적인 참여가 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안동시민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와 회복의 역사를 새긴 시간이기도 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성금과 물품 후원이 이어졌고, 지역 내외 자원봉사자들은 이재민 지원과 복구 현장을 묵묵히 지켰다. 누군가는 손을 내밀었고, 누군가는 손을 잡아주며 재난의 현장 곳곳에서 작은 도움들이 모여 큰 희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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