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대급 폭염' 해마다 갱신…늘어나는 전기 요금에 속타는 학교들

대구 지역 학교 전기요금 해마다 증가세
교육청, 올해 냉난방비 예산 56억 증가
교육 재정 감소에 학교 운영비 부담도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에 대구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22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인근 도로가 지열로 달구어진 가운데 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에 대구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령된 22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인근 도로가 지열로 달구어진 가운데 한 시민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어컨을 끄자니 민원이, 풀가동 하자니 '전기료 폭탄'이 걱정입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해마다 반복되는 가운데 일선 학교들의 전기요금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구 지역 학교는 통상적으로 5월 중후반부터 에어컨을 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올해는 때 이른 폭염에 4월 말부터 에어컨 가동을 시작한 곳도 있다. 평년 대비 1~2주 빠른 상황이다.

이러한 탓에 대구 지역 여름철 학교 전기요금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로 냉방비로 사용되는 6~8월 학교 전기요금은 ▷2020년 46억원 ▷2021년 51억원 ▷2022년 68억원 ▷2023년 75억원 ▷2024년 82억원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전체 학교 운영비 대비 전기요금도 2020년 3.70%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이뤄졌던 2021년 3.34%로 소폭 줄었으나 ▷2022년 3.57% ▷2023년 4.04% ▷2024년 4.25%로 확대됐다.

대구시교육청은 폭염·한파 등 기후변화를 대비해 올해 냉난방비 예산을 지난해 299억원보다 56억원 늘어난 355억원을 책정했다.

세수 감소로 교육 재정은 줄어드는데 무더위가 길어지며 학교 운영비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구 지역 한 학교 관계자는 "올해도 폭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 기후 변화가 더욱 심해질 거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교육청이 전기요금을 충분히 지원해주고 있으나 예산보다 초과 사용 시 다른 예산을 줄여야 해서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쓰는 교육용 전기요금 단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24년 기준 학교에 적용되는 교육용 전기요금 판매단가는 kWh당 143.0원으로, 주택용(156.9원), 산업용(168.2원)보다는 저렴하지만 농사용(82.1원)보다는 두 배 가량 비싸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감소를 위한 학교 내 자구적인 노력과 동시에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학교 공공요금 할인 혜택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 현실을 반영한 정부와 교육당국의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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