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우 전쟁 휴전 협상이 1968~1973년 있은 베트남 전쟁 휴전 협상과 닮았다는 평행이론이 제기됐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객체의 운명이 비슷한 모양새로 펼쳐질 수 있다는 주장은 18일자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칼럼으로 소개됐다. 역사학자이면서 데일리 텔레프래프 등의 편집국장을 역임했던 맥스 해스팅스의 'Trump's cynical bluster has echoes of Vietnam(베트남전을 소환하는 트럼프의 냉소적 허풍)'이라는 제목의 칼럼에는 러·우 전쟁과 베트남 전쟁 휴전 협상 과정, 결과 등의 비슷한 점이 실렸다.
해스팅스 전 국장은 휴전 협상 형식에 비슷한 양상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1968년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에서 북베트남과 휴전 협상을 벌이면서 남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배석시키지 않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도 러·우 전쟁의 당사국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부르지 않았다. 1975년까지 지속된 베트남 전쟁의 중요 협상에서 남베트남 정부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것은 후임자인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휴전 자체에 의미를 두려는 것도 닮았다. 미국은 북베트남의 남베트남 점령 야욕을 애써 모른 척했다. 헨리 키신저 특별보좌관은 닉슨 전 대통령의 재선을 앞둔 1972년 10월 휴전 협정 초안 합의에 이르렀지만, 휴전 협정 내용이 평화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키신저는 "우리가 지금 합의하면 1974년 1월쯤엔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닉슨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북베트남과 합의한 것이 겉으로는 '평화'로 보일 수 있지만 오래지 않아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점령할 것이 명백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과 북베트남이 합의한 평화협정 내용에 응우옌 반티에우 남베트남 대통령은 강력하게 저항했고, 평화협정 서명도 4개월 가까이 지연됐다. 그러자 닉슨 전 대통령은 협정을 마무리하려 응우옌 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불러 "지원을 끊겠다"고 겁박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남베트남)를 대하는 미국과 러시아(북베트남)의 태도를 닮은꼴로 보는 이유다.
파리에서 열린 평화협정 서명식은 1973년 열렸지만 미군 철수 등을 확약한 명목상 평화였다. 협정 체결의 공로로 키신저는 그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남베트남은 2년 뒤인 1975년 4월 30일 미국에 유일한 패퇴의 기억을 남기며 역사에서 사라졌다. 해스팅스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똑같다고 봤다. 러·우 전쟁의 휴전을 유도해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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