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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삼조(一石三鳥)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우선 중국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함께하겠다는 공감대를 드러낸 셈이다. 두 번째로 잠수함은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 중인 조선업과 관련되어 있다. 미국 역시 반대할 수 없는 제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했고 구체적으로 "미국 필리조선소(한화오션이 운영)에서 건조하면 된다"고 했다. 세 번째로 핵추진 잠수함 제안으로 얻게 되는 건 원자력 협정 개정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미국 측에 강력하게 요청해 왔던 원전 폐기물로 나오는 고농축 우라늄 재처리에 필요한 협정을 개정할 절묘한 기회다.
이번 협상 타결의 내용을 보면 이렇게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미 투자 중 2천억달러를 현금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연간 투자 상한은 200억달러로 설정했다. 현금 투자(2천억달러)에다 조선업 협력(1천500억달러)으로 구성된다.
관세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로 유지하고,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현행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발효 시점은 국회에 관련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첫날로 소급 적용하도록 돼 있어 11월 1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결과를 본다면 그동안 물밑 접촉을 통해 접근해 왔던 내용이라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전에라도 발표할 수 있었을 텐데 두 정상이 만나고 나서야 결정된 추가적인 배경이 궁금해진다.
우선 이 대통령의 '절박함'이다. 지지율은 국내 정치 사정으로 계속 곤두박질치는 상황이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월 20~24일 실시한 조사(전국 2천519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 응답률 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51.2%, 부정 평가는 44.9%로 나왔다.
이 조사에서 요일별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조사 마지막 날인 10월 24일은 긍정이 49.6%로 주저앉는다. 지지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APEC 성공은 이 대통령의 제1 목표일 수밖에 없고 APEC 성공의 열쇠는 한미 관세 협상이므로 이 대통령 역시 막판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사정 역시 '절박함'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남이 불발로 확정되면서 다른 성과가 한반도에서 필요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 김 위원장을 만나길 학수고대(鶴首苦待)했다. 그와 만나는 일정을 위해 체류 기간을 늘릴 수 있고 평양에 가서 만날 수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 북한에 대한 각종 제재를 완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시점이었다. 어느 정도로 만남을 갈망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공개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관련, "김정은은 수십 년간 (미사일을) 발사했고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재차 만남 의지를 피력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그와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며 "우리는 돌아올 것이며,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이 정도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연서(戀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 김 위원장과 만남이 한반도 평화 정착 목적이든 자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밑거름 작업이든 간에 불발에 매우 아쉬워하는 결과가 되어 버렸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파격적인 협상을 기대할 수 없었던 만큼 한국과 관세 협상 타결은 더욱 절실해졌다.
결과적으로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최대 쾌거는 핵추진 잠수함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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