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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이상원] '막힌 길'을 뚫어야 울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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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사회2부 기자
이상원 사회2부 기자

경북 울진은 아름다운 곳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과 바다, 온천을 모두 갖춘 고유한 매력을 가진 지역이다. 이토록 훌륭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울진을 잇는 도로망이 미비해 오랫동안 울진 발전의 발목을 잡아 온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

현대사회에서 한 도시의 발전은 교통망이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교통은 지역 경제 발전의 동맥과 같고 그 흐름이 원활해야 산업이 움직이고 사람이 모이고 일상이 편리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울진은 현재 동맥 흐름이 원활치 않다. 위로는 강원도 삼척까지, 아래로는 영덕까지 고속도로가 연결돼 있지만 아직 울진은 '육지 속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다.

최근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된 시점에서 울진의 도로망 연결을 논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도권에서 삼척과 영덕까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한층 수월하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울진은 여전히 국도에만 의존하고 있다. 현재의 국도 상황으로는 물류 이동이나 대규모 관광객 유입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강원도와 경북을 잇는 남북10축(영덕~울진~삼척) 고속도로의 단절은 울진의 산업·관광 발전에 결정적 제약이 돼 왔다.

지역 발전은 외부와의 연결 정도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접근성의 차이가 결국 인구 이동과 산업 투자 유치의 차이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울진이 해양·원자력·관광 등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도 성장 탄력이 떨어졌던 이유를 단순히 '지방 소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산업과 사람이 몰리는 여건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인구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로망 연결은 단순한 확장 개념이 아닌 미래 인프라를 위한 투자라는 거시적 안목과 함께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는 물류비 절감, 기업 투자 확대, 응급·의료 접근성 개선, 관광객 체류 시간 증가 등으로 이어져 마침내 지역의 생활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핵심 과제다.

특히 울진의 도로망 연결은 군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신한울 3·4호기까지 포함하면 국내 최다인 총 10기의 원전을 보유하게 되는 울진은 대규모 재난이나 원전 관련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피와 구호를 위해서라도 남북10축 고속도로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현재 울진군에서 추진 중인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가 준공되면 에너지 운송이나 산업·물류 이동 기반이 마련돼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때마침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박형수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남북10축 고속도로 건설 토론회에서 정책적 시급성이 논의돼 도로망 연결의 불씨를 지폈다. 교통 전문가들과 국토교통부 관계자, 울진군과 영덕군, 강원도 관계자 등이 참석해 남북10축 고속도로의 국가계획 반영 필요성과 정책적 정당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해당 구간을 포함시키기 위한 공론화의 분기점이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에 힘입어 울진군도 스스로 단절된 길을 뚫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도로망 연결은 울진군이 전국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반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제 울진은 단절된 지역이 아니라 동해안의 중심 도시이자 'K-에너지 리더 울진'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울진 군민들의 미래를 향한 부단한 노력에 정부가 답을 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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