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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 절벽] "자기소개서만 쌓이고 있어요" 취업 문턱 앞에서 한숨 내쉬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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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방학에도 열람실에 취준생들로 붐벼
올해 5월 기준 취준생 58만5천여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명 늘었다
취업난 속에 청년들의 한숨만 깊어져…스펙 부족하다며 낙담하는 사례도

29일 오전 찾은 경북대 중앙도서관.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열람실 곳곳에는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이 보였다. 임재환 기자
29일 오전 찾은 경북대 중앙도서관.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열람실 곳곳에는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이 보였다. 임재환 기자

29일 오전 11시쯤 찾은 경북대 중앙도서관. 학기를 마친 방학이었지만 열람실 곳곳에는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로 붐볐다.

공기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졸업생 이정형(가명·24) 씨는 "올해 초부터 서류 합격이 이어지면서 가능성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필기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공기업에서 주로 다루는 NCS와 전공 시험이 우선이다 보니, 친구들과의 약속은 모두 끊은 지 오래다"고 말했다.

불경기 여파로 기업들의 채용이 위축되면서 취업 문턱에 선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취업난 속에 연말 방학 풍경도 자격증 취득과 각종 시험 준비로 바뀌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층 취업 준비자는 58만5천여 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명 늘어난 수치다.

취업 준비자가 급증하면서 채용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전문성과 직무 적합도를 중시하는 기업일수록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진입 장벽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공학부 재학생 강성호(25·가명) 씨는 "지난해부터 원자력 관련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준비했으나, 석사가 아닌 학사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3곳에 불과하다"며 "작년 상·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면접까지 갔고, 경쟁률이 최대 12대1에 달했다. 공기업 특성상 퇴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 그 순간이 언제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높은 취업 문턱에 자격증이나 어학 점수 등 이른바 '스펙'에서 뒤처졌다고 느끼며 낙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기업 공채를 준비 중인 박모(26) 씨는 "취업 준비를 하다 보니 기업 공개 채용 커뮤니티를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된다. 이미 어학 점수가 만점이고 대외활동 경험도 있지만, 합격 수기를 접할수록 비교하게 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찾은 계명대 도서관 열람실. 김지효 기자
29일 오전 찾은 계명대 도서관 열람실. 김지효 기자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구직에 소극적인 대학생도 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2025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4학년 재학생과 졸업자(유예·예정 포함) 736명 가운데 60.5%가 '소극적 구직자'로 분류됐다. 구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로는 '일자리 부족'이 51.8%로 가장 많았다.

대구 한 4년제 대학 진로취업지원부처장은 "최근 정해진 기간에 채용을 단행하기보다 수시 채용으로 패턴이 변화했고, 기업에선 중고 신입을 선호하고 있다"며 "내년까지도 청년 취업이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들의 현장 실습이나 기업 연동 단기 체험 등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고, 기업 정보도 자료로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구는 30년째 전국 지자체 중에서 임금 최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부품공장 등 영세기업이 대다수인 대구 산업 구조로는 질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어렵고, 청년 유출로 문화산업도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구성원들이 지역 문화 변화를 추구해나가야 청년 유출과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고물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노동시장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규제 완화 및 세제·투자 지원으로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 또 정년연장 등 청년 일자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 추진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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