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고준위)를 이끌고 있는 김현권 초대위원장은 핵폐기물 관리라는 국가적 핵심 과제를 다루는 조직의 역할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한 경북 출신으로 지역 현안도 책임지게 된 만큼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면서 지역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지난달 진행한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신생 정부 조직을 단기간에 구성하고, 다소 지체된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국회 추천 몫인 4명의 고준위원 임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9명 정원인 고준위 회의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회를 찾아 과거 동료였던 여야 의원들에게 신속한 추천을 요청하는 등 정치인 출신 기관장의 장점을 십분 살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전력 수요 문제를 인식하고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하면서 향후 원자력발전에 대한 기조 변화도 예상된다.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 방향에 고준위 방폐물 처리도 맞춰서 대응해야 하는 만큼 고준위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초대 위원장으로서 각오와 고준위 역할은.
▶세계가 사실상 에너지 전쟁의 시대다. 원자력은 매우 중요한 에너지의 하나로서 이 에너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것은 국가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시점에 폐기물 처리 결과를 조속히 마련해서 전체적인 국가 에너지 망과 산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원전은 1978년도부터 시작했다. 연탄을 때면 연탄재가 나오는 게 기정사실이듯 원전 가동을 하는 순간 방폐물도 예정된 것이다. 원전을 통해 긴 시간 전기를 편리하게 쓰면서 국민 실생활 개선과 산업 성장을 이뤘지만 예정된 방사성 폐기물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준비는 미흡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방폐물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논의와 시도는 있었지만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제 방폐물의 처분은 계속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다.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에 관한 숙제를 이번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새로운 조직 구성은 어느 정도 완성됐는지.
▶위원이 아홉 명인데 현재 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몫이 위원장 포함해서 다섯 명이다. 국회 추천 몫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네 명은 임명 전이다. 아홉 명 완전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우선 다섯 명으로도 회의는 가능하다. 실무진 구성은 끝났다.
-올해 역점 사업 혹은 목표가 있다면.
▶위원회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명징하다. 하나는 영구 처분장 부지 확보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원전 내 건식 저장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원전은 영광·울진·고리 비중이 큰데 2030년에서 2032년 사이에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저장을 하는 습식 저장고가 꽉 차서 원전 운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원전 부지 내 건식 임시 저장 시설을 만들어서 습식 저장고 안에 있는 폐기물을 옮겨야 원전 운영에 차질이 없기 때문에 올해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 다만 지역과 협의가 우선이다.
영구 처분장의 부지 확보를 위해 부적합 지역 배제 작업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 현재 확립된 기본 계획도 5년마다 손질하는데 위원회가 출범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기본 계획을 정비해야 한다.
-건식 저장고가 영구 처분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역 우려에 대해서는.
▶주민들은 습식 저장고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꺼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원전 부지 내에 건식 저장 시설이 영구 처분장이 되면 어떻게 하냐는 염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영구 처분장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과 함께 가야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 일단 위원회가 정식 출범을 해서 영구 처분 시설 부지를 확보하는 작업은 시작했다.
영구 처분 시설을 짓기 전 중간 과정으로 연구용 URL(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지하 연구시설)이라는 과정을 필히 거치게 돼 있는데 작년에 연구용 URL의 태백 부지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가 됐다.
이제 시추공을 더 뚫고, 안정적인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예산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영구 처분장을 확보하고자 하는 국가의 노력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안내하는 일이 중요하다.
-고준위 방폐장 선정 과정은.
▶올해 부적합 지역 배제 작업을 문헌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인구 밀집도가 너무 높다거나 지층에 단층이 있으면 안 된다. 내년부터 1차 지역 공모를 2년 간 받을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공모에 응할 수 있고 지역 의회 동의가 첨부돼야 한다.
공모가 이뤄지면 기본조사를 하고 결과 심사 후 심층 조사와 정밀 조사를 들어간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투표 결정 과정을 진행한다. 전체적으로 10년 정도 소요되는 프로그램이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이 늦었다는 지적과 시간 단축 방법은.
▶방폐장 건설은 장기 사업이다. 핀란드는 이제 운영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고 스웨덴과 프랑스는 부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건설에 들어가는 단계다.
우리보다는 앞선 프로그램을 밟고 있는 여러 국가의 사례를 볼 때 고준위 방폐장 확보 문제는 사회적 수용성 즉 주민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절차를 밟아서 하나씩 진행하는 국가가 성과를 내고 있다.
상당히 늦은 상태에서 긴 과정을 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사례들은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진행한 국가들이다.
늦은 현실이지만 이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를 낼 수 있는 숙제가 아니다. 다만 과정을 단축할 여지가 있는 부분은 협의를 통해서 진행할 것이다.
과정 단축은 인위적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사회 구성원 합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순서를 정확하게 밟는 것이 기간을 더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전력 부족 등 원전 발전 수요가 커지는데 폐기물 대책은.
▶원전과 연탄난로를 비교하면 사용 후 폐기물이 나오는 것은 둘 다 똑같지만 시차가 다르다. 연탄은 오늘 쓰면 내일 아침에 폐기물이 발생한다.
그러나 원전은 가동 기간이 길어서 습식 저장고가 확보돼 있다. 신규 원전, SMR 등이 진행된다 해도 사용 후 핵연료 폐기물이 문제가 되는 순간은 수십 년 뒤다. 그 이전에 영구 처분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원전 걱정보다는 수십 년 쓴 사용 후 핵연료 처분이 더 시급하다.
-원전 사후 부담금 대폭 인상, 고준위 방폐물 관리 비용 과도한 산정 지적에 대해서는.
▶세상에 공짜는 없는 만큼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전기를 편리하게 쓰고 산업 성장을 일궈낸 건 분명한 사실이고, 예정된 폐기물에 대한 책임도 이미 쓴 전기에 부담금을 당연히 내야 한다. 부담금 정상화는 원전 지속 운영과 안정성 확보에 필수 불가결요소다.
-고준위 특별법에 대한 헌법 소원이 제기됐는데 대응 방안은.
▶헌법소원 제기한 분들과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꼭 설득하려는 목적은 아니고,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다양한 집단과 사회적 대화와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김현권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장은 ▷1964년 경북 의성 출생 ▷서울대 천문학과 졸업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장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탄소중립위원장 ▷20대 국회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 구미시 을 지역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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