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20일(금) 뉴저지의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단을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후 3시 53분쯤(미국 동부시간, 이하 동일) 기자의 질문에 "그들(이란)에게 시간을 주겠다. 2주가 최대치이다"고 했다. 그리고 자정이 되자 '아닌 밤의 홍두깨(Midnight Hammer)' 작전을 준비하고 있던 미 공군이 대서양과 태평양 양쪽으로 B-2 스텔스 폭격기 편대를 띄웠다.
이란에 도달하는 보다 빠른 루트는 대서양 쪽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실수와 피탐(被探)을 없애는 '작전 기동'을 위해 비행시간을 16시간쯤으로 잡았다. 1번기가 GBU-57 벙커버스터를 투하한 것은 토요일 새벽 6시 40분이었고 마지막인 7번기가 투하한 것은 7시 5분이었다. 이 '25분 전쟁'으로 미국은 이란의 핵시설을 거의 파괴했다.
베네수엘라 침공을 준비하던 지난 1월 3일(토) 트럼프는 안보 참모들을 이끌고 사저인 플로리다의 마러라고에 가 있었다. 오후에 쇼핑센터를 방문해 백악관의 연회장 개조 공사에 쓰일 대리석 등을 사재로 구매하고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쉬는 모습을 보인 그가 밤 10시 46분 참모들에게 "행운과 성공을 빈다(Good luck and godspeed)"라고 했다.
그러자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 작전을 준비해 놓고 있던 미군과 해안경비대가 기동에 들어가, 단 '3시간 전쟁'으로 마두로를 생포해 나왔다. 다음날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마러라고에서 한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작전을 승인한 시각은 전날 밤 10시 46분이라고 밝혔다. '행운과 성공을 빈다'가 작전 승인 암호였다는 것을 공개해 버린 것. 그리고 미국은 다시 신중해졌다.
이스라엘 군과 연합한 미군이 하메네이 척살을 겨냥한 '장엄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한 것은 2월 28일(토) 새벽 1시 15분이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직전에 이 작전을 승인했다는 첩보는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로이터만 '이번 타격을 트럼프가 그린라이트했다'는 당국자의 전언을 전할 뿐이다.
군사작전만큼 명확한 시나리오는 없다. '어느 부대가 언제까지 배변과 식사를 마쳐 놓고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야 할 것을 분명히 밝혀 놓는다. 이러한 계획을 익히는 것이 군사연습이다. 그러나 작전의 승인과 개시만큼은 최대한 흐리게 한다. 적을 속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메네이를 노린 작전명 '장엄한 분노'는 1기 때인 2017년 8월 8일 뉴저지의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기 소유의 골프클럽에서 휴가를 즐기던 트럼프가 기자들 앞에서 "북한이 미국에 더 이상의 위협을 가하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맞게 될 것"이라고 했던 것을 연상시킨다. 다음날 이북은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2호로 미국의 대(對)조선 침략의 전초기지인 괌을 향해 포격할 수 있다"고 응수했다. 트럼프는 9월 19일의 유엔 연설에서 "로켓맨이 자신과 정권을 자멸로 이끄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2018년 이러한 트럼프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다며 권유하는 바람에 김정은과의 만남에 나섰는데, 준비 과정에서 김정은 측이 성깔을 돋우자 2018년 5월 24일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당신 측의 주장에 엄청난 분노(tremendous anger)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놀란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이북 땅인 통일각으로 초대해 대응회담을 가졌었다. 그러했음에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을 만나준 트럼프는 2019년 하노이와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났을 땐 연속으로 노딜을 했다. 행동으로 조롱해준 것이다.
중국을 압박하는 최고 수단 중의 하나가 중국 옆에 붙어 있는 북한을 비핵화하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말만 하고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속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동의했으니, 미국은 군사작전을 수립해 놓았을 수 있다.
중국과 관세전쟁을 한 트럼프가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에 김정은을 향해 '행운과 성공을 빈다'고 하면 시진핑과 김정은은 어떤 대꾸를 할까. 한미 연합연습을 변경케 하고 삼일절 기념사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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