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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표의 연극리뷰] 조훈성 평론가의 인터뷰집 『교감: 이끌림』'교감(交感)으로 이끌린 두 사람의 대화'"연극에 꽂혔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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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성 평론가.
조훈성 평론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첫 연극비평집 『묵음_ 다음에 걸음, 그리고 스페이스바』(그래도, 2024)를 출간한 조훈성 평론가가 이번에 묶은 책은 인터뷰집이다. 부제를 보면 "연극에 꽂혔수다, 연극 같은 세계, 연극하는 인간"이다. 타인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적인 것은 묻고 말하는 진실성에 있고, 문장으로 드러내는 설득하는 힘일 것이며, 제목처럼 교감(交感)하는 서로를 향한 이끌림의 대화다. 이것이 인터뷰의 핵심일 수 있는데, 조훈성 평론가는 한 가지를 더해 '인터뷰를 하는 성실함'이 삶을 관조하는 태도와 생활에서도 배어 있는 평론가다. 그런 만큼 연극에 꽂힌 '인터뷰어'로서 '연극에 꽂혔수다'가 향하는 대상이 연극에 꽂힌 인생을 살아가는 희곡작가, 연출가, 배우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였으니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는 시간이었겠는가. 그 예술가들이 모여 연극 같은 세계, 연극하는 인간들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 그 글 속의 인터뷰 문장을 읽으면서 고스란히 현장의 소음이 들리고, 마주한 이들의 표정들이 문장으로 살아난다.

조훈성 평론가의 책 제목처럼, 인터뷰는 교감(交感)되지 않고 이끌림이 없으면 문장으로밖에 추측하고 상상할 수 없는 대화의 말투, 표정, 대화의 리액션들이 그대로 살아날 수 없다. 그럼에도 교감과 이끌림은 책을 읽는 동안 타인의 인생을 이해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도 느껴진다. 그는 대전에서 나고 자라고 탈춤 동아리를 거쳐 전통연희, 굿, 마당극을 연구하고 젊은 시절엔 마당극을 보러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고 했다. 또 강단에서 연극과 미학, 예술비평을 강의하면서도 그는 대전과 대학로를 생활처럼 오가면서 글 쓰고 비평하는 일을 빠뜨리지 않았다. 『월간 한국연극』을 통해서는 연극비평, 리뷰를, 『계간 한국희곡』의 지면을 통해서는 예술인 인터뷰와 연극비평을 오랜 시간 해왔으니 그의 글들은 지면의 폭이 넓다.'연극에 꽂혔수다'에서는 최근 한국연극에서 보이는 세계 현상들을 날카롭게 진단하면서도, 또 그의 마음처럼 글들도 심성을 닮아 따뜻한 게 특징이다. 심성이 글로 보인다는 것은 연극평론가의 시선이 앞세워지기보다는 마주한 대상의 마음과 생각들이 더 드러나는 글을 쓴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에 출간한 『교감(交感): 이끌림』 인터뷰집에서도 그가 만나는 예술가들을 이해하고, 질문하고, 들으면서 연극에 꽂힌 인생들을 분명히 전달하려는 문장들이 생동적이면서 한편으로 유쾌하기까지 하다. 김인경 작가를 만나 인터뷰한 글들에서는 마당극을 오랫동안 지켜본 평론가의 해박한 지식과 애정이 드러나기도 하고, 마주한 작가의 말들도 살아온 인생처럼 연희적이어서 문장에는 풍자와 해학이 넘쳐난다. 김정숙 작가와의 고전 재해석과 오늘의 정신을 바라본 「심청전을 짓다」를 놓고 이어지는 대화에서는 '심청전'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야기를 지어온 김정숙 작가의 연극 인생도 매우 고전적이지만, 연극을 통해 늘 새로운 해석으로 고전을 재생산하려는 연출적·작가적 인생 문장이 묻어 있는 대화는, 마치 연극의 극중 장면을 보는 것처럼 인터뷰 형식을 새로 짓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인터뷰 문장과 질문은 때로 날카로워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것은 대상마다 다 다르다. 조훈성 평론가의 인터뷰글은 편안하고, 한 편의 평전의 서사와 다큐영화의 스토리를 읽는 것처럼 섬세하고, 교감(交感)하는 이끌림 사이에서 발화되는 신뢰의 정서까지 보이니, 인터뷰이를 무장해제시켜 나온 문장들은 그만큼 형식적이지 않고 버릴 말과 문장이 없다. 인터뷰의 특성상 문장으로 기록되는 말들이 핵심만 추려져 정보만 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장점은 추려낼 말이 없을 정도로 대화의 폭이 넓고 세심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데 있다.

요즘 출간되는 인터뷰 형식의 책들은 자극적이거나 핵심을 비켜가는 화보집 분위기의 책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이번에 출간되는 『교감(交感): 이끌림』은 연극창작자와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담아냈다는 점이 다르고, 연출가의 이야기이면서도 한국연극의 방향성을 이해하게 되고, 작가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 연극의 현재를 진단하게 된다. 그만큼 조훈성 평론가의 인터뷰집 『교감(交感): 이끌림』은 귀한 책이고, 연극 전공자들에게는 한국연극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고, 연극인들과 예술가들에게는 소중한 기록의 대화로 들릴 것이다. 일반 독자들도 연극인들의 인생 대화를 통해 연극 세계와 이들의 삶이 왜 연극에 꽂힌 삶을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귀한 책이며, 교감과 이끌림으로 이루어진 대화들이 소설책 한 권처럼 읽혀지는 책이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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