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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호 칼럼] 인도적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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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호 전 부장판사, 동대구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황현호 전 부장판사
황현호 전 부장판사

미국이 2026년 2월 28일 이란을 침공하여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폭사시키고 핵시설을 폭격하였다. 미국은 이번 공격 개시 전에 이란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고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지만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이 미사일, 폭격기, 전투기, 항공모함을 동원한 공격을 개시하여 국제법적으로 전쟁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격 개시 후 1달이 경과한 지금까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그 가족, 군 최고사령관을 비롯하여 오폭으로 인한 수백 명의 민간인 피해자 발생 등 수천 명에 달하는 이란 국민이 사망하고, 미국군도 작전 중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제거되면 전쟁이 쉽게 끝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란의 반격으로 중동 전체로 확전이 되고 있다.

통상 전쟁은 선전포고를 하고 지상군을 투입하여 영토를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번 이란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여 이란을 점령할 생각은 없었다. 과거 1907년에 체결된 헤이그 협약에 의하면 국가 간의 전쟁에서 반드시 선전포고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되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1945년 성립한 유엔 체제 하에서는 전쟁 자체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에 선전포고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특별군사작전 등 다른 명칭을 써서 다른 나라를 침공한다. 따라서 현재는 선전포고가 없어도 어떤 나라가 상대국에 대하여 무력공격을 하면 전쟁으로 보게 되었다. 한국전, 베트남전을 비롯하여 최근 우크라이나전까지 선전포고 없이 상대방에 대한 무력공격을 개시하였다. 다음에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은 국제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현행 유엔헌장에 의하면 타국에 대한 무력사용은 자위권이거나, 유엔 안보리의 결의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 그 외에도 인도적 간섭에 의하여 군사적 공격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다. 과거 베네주엘라 대통령 마두로를 체포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한 것도 국제법적인 의미에서는 인도적 간섭에 해당되는 무력행사라고 생각된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적 자위권이라 하지만, 자위권은 상대 국가의 침략 위험성과 급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번 공격은 자위권의 범주에는 들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인도적 간섭(Humanitalian intervention)은 어느 나라가 집단 학살(제노사이드), 전쟁 범죄, 소수민족 학살(인종청소), 인도적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다른 나라가 이를 제거할 목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간섭이라 함은 외교적 압력 뿐만 아니라 군사적 행동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인도적 간섭은 유엔의 결의에 의한 간섭이 있을 수 있으나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한 이란의 공격은 유엔의 승인을 받지 않은 간섭이다. 과거 1976년 이스라엘에 의한 우간다 엔테베공항 인질구출작전, 1999년 나토군이 알바니아 인을 집단 학살한 세르비아를 공습한 사건도 유엔의 결의를 받지 않은 인도적 간섭의 예이다. 그 반면 1950년 한국전쟁, 1990년 걸프 전쟁,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의하여 자위권이라고 인정되어 무력 사용이 승인되었다.

이란이 쿠르드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청소, 인접국에 대한 무력 침공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 단지 자유의 회복과 여성의 인권을 주장하며 수십 년에 걸쳐 반정부 시위가 있었는데, 이란 혁명수비대가 여러 차례 발포를 하여 누적 약 3만 명의 인명피해를 가져왔으므로 집단 학살이라는 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될 수는 있다. 이러한 범죄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제3의 국가, 기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적으로 힘이 있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반인도적 범죄라고 선언하면 그것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국제법은 규범보다도 힘이 적용되는 영역임은 분명하다.

이란이 하메네이 집권 36년 동안 이란 내에서 수많은 반정부 인사들을 체포하고, 시위군중을 향하여 발포하여 수만 명이 사망하였다. 또한 핵개발이 임박하여 전세계에 핵 확산을 억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세계 경찰의 입장에서 이란을 선제 타격하여 최고지도자를 폭사시키고 핵시설을 폭격한 사건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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