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 최대 규모로 거론됐던 1조5천억원 수준의 풍산의 탄약사업부 인수합병(M&A) 빅딜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은 9일 각각 공시를 통해 풍산 탄약사업부 매각·인수 검토를 동시에 중단했다.
풍산은 이날 공시에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이날 공시를 통해 확인했다. 두 회사의 공시가 같은 날 동시에 이뤄진 만큼 사실상 합의 아래 협상이 종료됐음을 보여준다.
양측 모두 구체적인 결렬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방산 분야의 정부 허가 규제 부담과 양측의 인수 가격 간극이 협상 결렬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방산 사업 특성상 국내외 사모펀드(PEF)는 단독 인수 주체가 되기 어렵고, 인적 분할 후 매각이라는 복잡한 거래 구조가 요구돼 딜 성사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이번 매각 추진의 출발점은 풍산그룹 오너 3세의 국적 문제였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 류성곤 씨(영어명 로이스)가 미국 시민권자로, 방위사업법상 외국인은 방산업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풍산은 인적 분할로 방산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한 뒤 매각하는 구조를 검토해왔다. 앞서 지난 3일 공시에서 풍산은 "사업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혀 유보적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풍산의 방산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1천868억 원으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캐시카우다. 국내 방산 수요와 글로벌 수출 확대 속에서 탄약 사업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탄약사업부 비공개 입찰에 사실상 단독 참여해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성사됐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탄약 생산부터 무기 플랫폼 제작·수출까지 방산 전 주기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고, K-방산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 이번 공시로 해당 시나리오의 단기 실현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풍산의 사업구조 개편 논의는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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