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야, 어디 있니?
지난 8일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의 행방이 묘연(杳然)하다. 며칠 전 늑구의 행적을 확인한 구조 팀이 포획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늑구는 '나 잡아 봐라'는 듯 포위망을 뚫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불안하면서도 늑구가 살아 돌아오길 바란다. 시민이 제작한 실시간 추적 홈페이지 '어디 가니 늑구맵'도 등장했다.
늑구는 왜 우리를 뛰쳐나갔을까. 그 생각은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 닿는다. 소싯적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동물원은 서글픈 인간의 노년(老年)을 닮았다. 지난 14일 매일신문 보도는 그곳의 열악한 실상을 알려 줬다. 배설물 냄새가 진동했고, 낡은 철장은 녹이 슬었다. 동물들은 좁은 우리 안을 맴돈다. 어떤 동물은 꼼짝도 않는다. 아이들은 생기 잃은 동물들의 모습에 실망한다. "왜 물개는 잠만 자요?"
달성공원 동물들은 하소연한다. 사자는 아이들에게 용맹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너구리도 깜찍한 표정으로 사랑받고 싶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지쳤다. 터줏대감 코끼리(50세로 추정)는 서 있는 게 힘들다. 긴 세월 답답한 공간에서 지내다 보니 삶의 의욕도 떨어졌다. 원숭이는 사람 구경이 낙(樂)이다. 노인들이 골목 평상에서 '사람 바라기' 하듯이. 이곳 동물들은 사람 품에 안겼거나 유모차에 있는 반려견을 보면, 계급의식을 느낀다. "너는 반려(伴侶)동물, 나는 전시(展示) 동물. 계급이 다르네."
달성공원 동물원의 시설 노후와 동물권 침해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70년 조성 이후 대규모 시설 개선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물원이 사적지(史蹟地)인 달성토성 내부에 있어서 개보수가 쉽지 않다. 동물원이 이전(수성구 대구대공원 내) 예정이어서, 관리·유지에 급급한 형편이다. 새 동물원은 달성공원보다 10배 넓은 부지에 조성된다. 동물들의 생활 여건도 좋아질 것이라 한다. 개장 목표일은 2028년 5월. 동물들은 2년을 더 버텨야 한다.
일본 홋카이도에 '아사히야마동물원'이 있다. 폐원(閉園) 위기에 몰렸던 이 동물원은 동물 복지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명소가 됐다. 대구대공원에 들어설 동물원은 '동물 복지'를 우선해야 한다. 세상이 변했다. 동물을 가둬 놓고 구경하는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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