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심야 토크쇼 진행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망을 연상케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직후 실제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사에 해당 진행자의 해고를 요구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논란은 ABC 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지미 키멜 라이브'에서 시작됐다. 진행자인 지미 키멜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을 풍자하는 코미디 코너를 진행하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여사, 당신은 마치 곧 미망인이 될 사람(expectant widow)처럼 빛나는 모습을 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다음날 실제로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서 무장한 남성이 난입을 시도하며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경호 인력의 보호 속에 긴급 대피했으며,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돼 기소된 상태다.
사건 이후 키멜의 발언은 다시 조명됐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2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키멜 같은 사람들이 매일 저녁 우리 가정에 들어와 증오를 퍼뜨릴 기회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방송 내용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겁쟁이 키멜은 ABC 뒤에 숨어 있는데, ABC가 계속해서 그를 보호해 줄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ABC가 입장을 표명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많은 분들이 키멜의 비열한 폭력 선동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평소 같으면 그의 발언에 반응하지 않았겠지만, 이번 일은 도를 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미 키멜은 ABC와 모회사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서 즉시 해고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악관도 비판에 가세했다. 캐롤라인 리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이러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일조했다"며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누가 아내가 사랑하는 남편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미종교방송인협회(NRB)는 연방선거위원회에 ABC 방송을 조사해달라는 진정을 제출했다. 협회 측은 "이 나라에서 폭력이 만연하는 양상은 하루아침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라며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죽음을 농담거리로 삼거나 정치적 반대파를 소모품처럼 취급할 때, 이는 이미 불안정한 사회에서 폭력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문화를 조장한다"라고 했다.
키멜은 그동안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도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는 보수 인사 찰리 커크 관련 발언으로 방송사로부터 일시적으로 출연 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으며, 이후 복귀 과정에서도 갈등이 이어졌다. 다만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고, 자신의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편 ABC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키멜은 최근 방송 계약을 연장해 2027년 5월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프로그램은 2003년부터 방영된 장수 토크쇼로, 미국 심야 방송을 대표하는 콘텐츠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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