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공공 부문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 기간에 따라 최대 10%의 수당을 얹어 주는 '공정수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시행한 제도를 전국 공공 부문으로 확대해 '쪼개기 계약'을 방지하고 고용 불안을 보상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책의 선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정부는 직시(直視)할 필요가 있다.
당장 우려되는 문제는 재정적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 문제다. 공공기관이 혈세로 수당을 메우는 사이, 재정 여력이 없는 민간 중소기업 노동자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는 공공과 민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다층적인 갈등 구조를 양산(量産)하며 노동시장의 경직성(硬直性)을 심화시킬 뿐이다. 정부가 '모범 사용자'를 자처하며 시장에 개입할수록, 민간 시장의 자생적 고용 동력은 상실될 위험이 크다.
더구나 이런 분위기가 민간 고용 시장에까지 번질 경우 '비용 전가의 법칙'으로 인해 저임금이 고착화(固着化)될 우려가 크다. 추가 수당 부담을 안게 된 사용자는 기본급을 낮게 책정하거나 성과급 등 다른 복지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당'이라는 이름의 분칠이 노동시장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는커녕, 비정규직을 '싼값에 쓰고 버리는' 구조로 정당화하는 면죄부(免罪符)가 될 수 있다. 또 공정수당이 노동시장의 진입 장벽을 높여 이중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우려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프랑스가 유사 제도를 도입한 후 25년간 추적한 결과, 노동시장 유연화는커녕 1개월 미만 초단기 계약만 1993년 57%에서 2017년 83%로 급증하며 고용의 질이 악화한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진정한 노동 공정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수당 지급이 아니라, '상시 업무의 정규직화'라는 대원칙을 확립하고 직무 가치에 기반한 공정한 임금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정부는 정책의 실효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노동시장의 역동성을 해치지 않는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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