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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주전급' 삼성 라이온즈의 백업 내야수 양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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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현, 수비 약점 지우려고 혹독한 훈련 거듭
치명적 수비 실책 딛고 잇따라 호수비 선보여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채정민 기자

간절함이 만든 드라마다. 치열한 프로야구 주전 경쟁 속에서도 이젠 조금씩 길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양우현 얘기다. 눈에 띄는 활약으로 '백업(후보)'이란 꼬리표도 뗄 기세다.

◆잊을 수 없는 수비 실책

지난 5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삼성 측 덕아웃.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7대6 삼성 승)가 끝난 뒤에도 한 선수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경기 막판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 양우현. 자책하며 눈물을 쏟았다. 동료 르윈 디아즈가 그를 위로했다.

양우현의 실책은 4대4로 맞선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나왔다. 땅볼 타구를 잡은 투수 이승민이 2루에 송구했으나 양우현이 놓쳐버렸다. 이는 2실점으로 이어졌다. 9회말 디아즈가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덕분에 한숨은 돌렸다. 그래도 양우현의 마음은 무거웠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삼성 제공

양우현은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스스로 납득하기 힘든 실책이었다"며 "그때 디아즈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실책을 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니 무너지지 말라'고 했다"며 "그 말을 듣고 울컥했다.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양우현은 지난 해외 전지훈련 때 사력을 다했다. 타격은 쓸 만하지만 수비는 부족하다는 얘기를 더 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유니폼이 가장 지저분한 선수로 꼽힐 만큼 몸을 사리지 않았다. 좀 더 빠르게 움직이려고 몸무게도 5㎏ 정도 줄였다. 그런 노력도 허사가 되나 싶었다.

◆호수비로 승리 지켜내

한동안 2군에 머물렀다. 어느새 25살. 더 물러설 곳도 없었다. 절치부심했다. 5월 30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1군에서 그를 찾았다. 주전 유격수 이재현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백업 내야수가 필요했다.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번엔 달랐다. 2일 삼성이 NC 다이노스에 4대7로 뒤지던 8회말. 양우현의 동갑내기 동료 박승규가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양우현이 인내심을 발휘, 볼넷을 골랐다. 2루 도루에도 성공. 김성윤의 적시타 때 양우현은 홈을 밟았다. 8대7 역전.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삼성 제공

9회초 삼성이 2사 2루, 동점 위기를 맞았다. NC 권희동이 강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중전 안타가 될 듯했다. 2루수 양우현이 빠르게 타구를 쫓았다. 경기 전 비가 와 바닥이 미끄러웠다. 겨우 공을 잡은 양우현이 중심을 잃었다. 그래도 1루에 정확히 송구, 경기를 끝냈다.

양우현은 "(박)승규가 홈런을 쳐 마음 편히 타석에 섰다. 그 덕분에 볼넷도 얻었다"면서 "(지난 3일) 수비 실수 후 더 집중하려고 애쓴다. 마지막 수비 때는 (잔디에 묻은) 물기 때문에 살짝 미끄러졌다. 그래도 대형 사고를 안 쳐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이젠 수비가 강점이다

끝이 아니었다. 3일 삼성이 NC에 4대3으로 앞선 7회초 2사 1, 3루 위기. NC 박민우의 땅볼 타구가 1, 2루 사이로 빠르게 지나갔다. 2루수 양우현은 몸을 날려 타구를 건져올렸다. 탄력이 붙어 몸이 한 바퀴 돌았다. 그래도 1루에 공을 뿌려 아웃을 잡아냈다.

동료들이 박수를 보냈다. 포수 강민호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양우현이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두 명이 다가와 양우현을 꽉 끌어안았다. 7회초 기를 초래했던 불펜 이승민, 이재희였다. 비록 이날 삼성이 4대6으로 패했으나 양우현의 수비는 잔상으로 남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양우현. 삼성 제공

'수비는 발로 한다'고들 한다. 발이 타구를 잘 쫓아가야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다. 양우현은 이제 그게 된다. 그는 "체중을 일부러 줄였다. (박)승규의 조언에 따라 튀긴 음식과 밀가루도 최대한 안 먹으려 한다. 몸이 가벼워지니 발도 더 잘 움직여진다"고 했다.

삼성은 수비를 유독 강조하는 팀. 그런 만큼 수비가 약하면 좀처럼 경기에 내보내질 않는다.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 불린 박진만 감독이 있어 더 그렇다. 그런 박 감독도 "밸런스가 무너졌는데도 1루에 정확히 던지는 걸 보고 잘 준비했다고 느꼈다"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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