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릴리언(1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내놓은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첫 해인 2017년 이후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가 국방비를 크게 늘렸다는 점을 부각하며 그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기 위한 말이었다.
뤼터 사무총장은 7일부터 이틀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백악관을 찾았다.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원국들이 어떻게 화답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해 온 그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의 돈이 필요하지 않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나는 그저 충성심을 원한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란전쟁에 소극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을 향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충성심'에 부응하는 방안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구매와 추가 생산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신규 방산 거래를 약속함으로써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할 경제 논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투자 약속 이행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방위 분야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3.5%는 병력·장비·작전 등 핵심 국방비, 나머지 1.5%는 핵심 인프라와 사이버 방어,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 안보 관련 지출로 분류된다.
매슈 휘터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5일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동맹국이 즉시 5% 목표 경로에 올라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의에서 헤이그 국방 공약의 진척 상황과 실제 전력 확충 계획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주도로 유럽 주둔 미군 전력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는 점도 회원국의 전력 강화 압박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회원국들이 약속한 국방비를 실제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직접 노출된 발트 3국과 폴란드, 북유럽 국가들은 증세와 복지 지출 감축 등을 통해 목표 달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리투아니아는 '안보기여세'를 도입하고, 핀란드는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반면 유럽 내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재정 여력이 크지 않아 전망이 어둡다. 영국은 최근 2030년까지 GDP 대비 2.7% 수준의 국방비를 확보하기로 했지만, 이는 기존 계획보다 0.1%포인트 높아진 데 그친다. 프랑스도 2030년까지 GDP 대비 2.5%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도 증세와 예산 삭감 등 정치적 부담이 큰 선택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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