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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의 미래는 '신뢰'와 'AX'에 있다"… 대홍코스텍, AI 기반 제조 기술 기업으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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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위기 극복한 저력, '열처리 없는 압연' 기술로 시장 선점
직원 주도형 회의 문화, 전사 AI 도입..."더큰 발전 이끌어낼 것"

대홍코스텍 본사 전경. 대홍코스텍 제공
대홍코스텍 본사 전경. 대홍코스텍 제공

1992년 대구에서 철강임가공 업체로 시작해, 2025년 대한민국 산업계의 정점인 '금탑산업훈장' 수훈까지. 34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홍코스텍은 단순히 철을 자르고 가공하는 '제조사'에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시대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제조의 디지털화'를 넘어 '산업의 플랫폼화'를 선도하고 있다.

◆'신뢰' 바탕의 회사

1992년 '대홍철강'으로 시작한 대홍코스텍은 초기 작은 철강 가공소에 불과했다. 회사는 1998년 대구 지역 최초로 냉간압연 라인을 도입하며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2008년 기업부설연구소 설립과 전 직원 도요타 TPS(Toyota Production System) 연수는 대홍코스텍을 '단순 가공업'에서 '기술 집약적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됐다.

2009년 동탑산업훈장, 2015년 은탑산업훈장을 거쳐 마침내 2025년 '금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지난 34년간 대홍코스텍이 보여준 혁신과 노력의 결실이다.

회사의 위기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였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역 기업들이 이 시기가 가장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우리는 냉간압연 라인에 투자를 하는 등 자금이 필요했다"라며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섰을 때 고객들은 회사를 믿고 선금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경영진과 고객 간의 끈끈한 신뢰로 위기를 넘긴 대홍코스텍은 이후 '신뢰 경영'이 최우선의 가치가 됐다. '철보다 단단한 신뢰'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회사는 묵묵히 성장했다.

대홍코스텍 공장 내부. 대홍코스텍 제공
대홍코스텍 공장 내부. 대홍코스텍 제공

◆'냉간압연'으로 경쟁력 확보

대홍코스텍이 철강업계에서 차별화되는 지점은 공정을 대하는 '역발상'에 있다. 철강 산업이 중국발 저가 공세와 국내 제조업 침체로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때, 대홍코스텍은 대기업의 방식과는 다른 독자적인 경로를 택했다.

당시 대부분의 철강 기업들이 정석대로 열처리 설비를 확충할 때, 대홍코스텍은 오히려 '열처리 설비 없이 냉간압연기만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회사는 현장의 경험을 데이터로 치환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냉간압연 도입은 단순한 원가 절감을 넘어, 공정의 복잡도를 낮추고 기술의 정교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였다"라며 "남들이 '열처리'라는 공식에 몰두해 있을 때 우리는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철강 시장의 틈새를 전략적으로 공략해 타사가 구현하지 못한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대홍코스텍 오픈마켓 플랫폼
대홍코스텍 오픈마켓 플랫폼 '철수씨'.

◆철강 업계의 파트너 '철수씨'

대홍코스텍은 최근 급변하는 AI 환경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2세 경영자인 김기환 대표가 직접 나서 철강 산업의 새로운 디지털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것.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오픈마켓 플랫폼 철수씨를 출시해 대홍코스텍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철수씨의 탄생은 김 대표의 지극히 실무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사업 철학이 녹아 있다. 그는 철강 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하며 겪은 '답답함'이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고객사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데 당장 필요한 소재가 없을 때, 업계 관행대로 주문하면 한두 달이 걸린다"라며 "생산이 멈출 위기에 처한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도 구할 수 없는 소재를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검색하고 거래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수씨는 재고로 남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철강 제품 등을 판매, 매입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출시 3년만에 '2024 대한민국 중소기업 규제혁신 대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현재는 회원사 6천200여개사가 이용하는 국내 1위 철강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출시 직후 철수씨의 파격적인 운영 정책은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철강은 거래 금액이 큰 산업"이라며 "수수료를 받으려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플랫폼 확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철수씨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와 정보를 연동해, 업계 내 통합 검색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각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 없이 철수씨에서 검색 한 번으로 전국 재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김 대표는 철수씨에 AI 검색 엔진 기능을 강화하고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철강 업계 특유의 '불명확한 규격(스펙)'을 AI가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철강 현장에서는 1.58mm와 1.6mm를 동일하게 보는 경우가 상당하다"라며 "공차 때문인데, 기존 검색 엔진은 이를 다른 수치로 인식하지만, 우리가 개발 중인 AI 검색 엔진은 이런 산업적 맥락을 이해해 호환 가능한 소재까지 찾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심 거래 시스템도 구축했다. 철수씨는 이달 5일 NHN KCP와 협업해 수수료 없는 안심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김 대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더 많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이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앞으로 산업계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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