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결박 도구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케이블타이'를 증거인멸한 혐의를 받는 경찰 수사팀장(경감)이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같은 시각 유족은 광주경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일 증거인멸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 경감은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경찰 호송차에서 모습을 드러낸 A 경감은 하얀색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그는 법정으로 향하는 중 '증거인멸 혐의 인정하느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느냐'는 등의 취재진 물음에 전혀 답하지 않았다.
법원 건물 앞에 도착한 A 경감은 몰려드는 취재진을 밀치며 재빠르게 진입했다.
A 경감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에도 '억울하지 않으냐',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경감은 장윤기의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난 5월 5일, 장윤기가 범행 전후에 사용한 SUV를 압수수색 하던 중 케이블타이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상황이 담긴 채증 영상에는 A 경감이 여러 명의 수사팀원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SUV를 수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때 A 경감이 조수석 수납공간에 있던 케이블타이 한 묶음을 발견하고도, 이를 실물 확보 없이 방치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이후 사라졌던 케이블타이는 현직 경찰 간부(경감)인 장윤기 아버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검찰에 의해 발견됐다. 장 경감은 경찰에 "케이블타이를 챙겨둔 것은 맞지만, 범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같은 시각 장윤기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故) 이채원 양의 유족과 시민단체는 광주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부실·은폐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유족 측은 "경찰은 범죄를 엄단하는 수사관이 아니라 가해자와 한 몸이 돼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하며, 조직적으로 은폐한 공범이었다"면서 "실체적 진실을 감추려 한 경찰 당국을 규탄하며, 살해범 장윤기를 비호한 경찰에게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사건을 둘러싼 갖은 의혹에 대한 감찰을 벌이던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단서들을 여럿 발견하자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아울러 앞서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광산경찰서장과 당시 형사과장, 수사팀장 소속 팀원 4명 등 6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와 별개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A 경감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조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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