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거룩한 식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노태수 대구시 고용노동정책과장

노태수 대구시 고용노동정책과장
노태수 대구시 고용노동정책과장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큰 덩치로 분식집 메뉴표를 가리고서/ 등돌리고 라면발을 건져올리고 있는 그에게,/ 양푼의 식은 밥을 놓고 동생과 눈흘기며 숟갈 싸움하던/ 그 어린 것이 올라와, 갑자기 목메게 한 것이다.' 황지우 시인의 시 '거룩한 식사'의 전반부이다.

교육비, 생활비, 대출금 등 빠듯한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질 때, 허기진 속을 라면 한 그릇으로 채우는 이의 마음에는 어떤 감정들이 자리하고 있을까? 그래도 꼬박 꼬박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안도감과 적지만 때맞춰 나오는 급여가 주는 약간의 만족감이 쓰린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는게 아닐까?

현대 사회에서 개인 생존의 가장 큰 버팀목은 직업이고, 어떤 일이든 생계를 책임진다는 면에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참으로 진실되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을 제 날짜에 받지 못하는 막막함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까?

중동 전쟁으로 전 국민과 기업들이 힘든 상황을 겪어왔다. 특히 영세한 기업과 그 종사자들에게는 이번 전쟁 여파가 더 힘들었을 것이다.

대구시는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지역 섬유 산업 근로자의 고용 안정 지원을 위해 20억원 규모의 '버팀이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구 섬유 산업 사업체 수는 4천682개, 종사자 수 2만2천947명으로 비수도권 1위,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하며 지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력 산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수출 물류비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원료 공급 부족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번 '버팀이음 프로젝트'는 섬유 산업 3년 이상 근속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근로자 안심 패키지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대상 근로자에게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는 고용유지 생활지원금으로 구성된다. 8월 21일까지 온·오프 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고, 섬유 코디가 직접 사업체를 방문하여 사업 참여 전반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지역화폐(대구로 페이)로 지급되어 골목상권 활성화도 도모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었던 이탈리아 출신 작가 프리모 레비는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저서에서 자신이 살아남은 것을 기적에 가까웠다고 이야기한다. 기초 대사량에 턱없이 부족한 식량으로 아사 위기로 내몰리던 그에게, 매일 조금씩 빵을 나눠주는 그야말로 기적같은 손길이 다가왔다. 로렌초라는 사람의 인간다운 행위가 자신이 말하는 조그만 행운에 더해져 홀로코스트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진정 필요한 도움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정말 적절한 때에 가장 절실한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 시도해 본 대화에서 AI는 "「버팀」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행운과 기회가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AI가 이렇듯 아름다운 글로 사람들을 위로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사람을 향한 연민과 사랑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힘차게 대구시정을 시작한 추경호 시장은 제1회 비상경제 대책회의에서 버팀이음 프로젝트를 보고받고 신속한 집행을 지시했다. 민생 안정을 최우선하는 민선 9기 시정 출범과 함께 시작하는 이 사업이 힘든 이들에게 계속 서 있을 수 있게 하는 작지만 확실한 힘이 되기 바란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정치권의 경쟁을 강조하며, 현재 한국...
대구테크노파크가 제12대 원장을 공개 모집하며, 지원자는 기술·경영·행정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경제·산업 분야 전문가여야 하며, 최종...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둔 여성이 육아휴직 중인 남편이 시어머니와 유럽 여행을 떠나려는 상황에 고민을 토로한 가운데, 남편은 시어머니의 연세...
12일 태국 방콕 북부의 술집 겸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27명이 숨지고 6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하며, 부상자 중 22명은 위독..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