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3일 9% 가까이 급락하며 7천 선이 무너졌다. 코스피 지수는 6,806.93으로 마감했는데, 지난 5월 6일 7천 선 돌파 이후 이를 밑돈 것은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지수는 반도체 '투톱' 급락에 큰 영향을 받았다. 10.7% 떨어진 삼성전자 주가는 25만원대로 밀려났고, 15% 넘게 떨어진 SK하이닉스는 180만원 후반대로 미끄러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날 청와대에서 중국 152조원, 일본 95조원, 미국 80조원 등 주요국 반도체 재정(財政) 지원을 언급하며, "한국도 경쟁국 수준 이상의 재정 지원"을 얘기했지만 반도체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번 급락은 일시적 조정(調整)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증시가 '반도체 시장의 파생상품'처럼 흔들린다는 말이 나오는데 과장이 아니다. 1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이 일제히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하루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어 전체 ETF 거래의 32%에 육박했고,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까지 넘어섰다. 시장 흐름을 따라가야 할 금융상품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반도체 주가는 기업 실적이 아니라 레버리지 ETF, 프로그램 매매, 해외 자금 움직임에 격렬하게 반응하며 변동 폭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가 아니라 정책이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투자를 독려(督勵)했고,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커지는 동안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공약성 정책은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자본시장 안전판은 뒷전으로 미룬 대가를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치르는 셈이다. 반도체를 키우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시장을 지키는 일이다. 필요한 것은 반도체 육성책이 아니라 특정 종목 쏠림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바로잡을 자본시장 개혁이다. 정부가 지금의 경고마저 흘려듣는다면 '반도체 초강국'이라는 구호는 결국 '변동성만 키운 증시'라는 싸늘한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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