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을 내건 '3·4·5 경제 대도약'을 제시했다. 국가는 당연히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거창한 목표 숫자가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궁금하다.
정부가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인 배경은 인공지능(AI) 투자 확산에 따른 반도체 가격 급등과 사상 최대 수출이다.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外生變數)가 빚어낸 호황에 성장률을 내맡긴 셈이다. 잠재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는 황당할 정도다. 국내외 기관들이 1%대를 전망하는데 정부는 2배가량의 목표를 내놓으면서 노동과 자본, 생산성, 교육, 규제, 산업구조, 인구구조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방안이 없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2.0%에서 3.0%로 올리면서 취업자 증가 전망은 오히려 낮췄다. 반도체 중심 성장이 GDP를 끌어올려도 고용과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국민 체감 경제는 성장률보다 일자리와 소득, 소비에서 결정된다. 성장률 3%보다 당장 폐업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와 얼어붙은 지역 경제를 어떻게 되살릴지가 국민에게는 훨씬 절실(切實)한 과제다. 게다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기상이변과 지정학적 갈등에 흔들리는 식량 가격도 큰 변수다. 석유 최고가격제나 식품 할인 행사로 대처할 사안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은 그럴싸한 숫자만으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 기업 투자 환경 개선, 노동과 교육 혁신, 지역 경제의 경쟁력 등이 축적돼야 잠재성장률도 올라간다. 이런 청사진 없는 '3·4·5'는 국민에게 의문만 품게 한다. 출범 1년을 넘긴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호황, 증시 회복, AI 투자 확대를 경제 성과로 제시하지만 국민이 마주한 현실은 높은 생활비, 부진한 내수, 활기를 잃어 가는 골목상권이다. 뜬구름 같은 비전 제시에 호응(呼應)할 여유조차 없다. 정부가 내놔야 할 것은 '3·4·5'가 아니라 국민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구체적 실행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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