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계절,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다독일 전시가 성주 아트스페이스 울림에서 17일 개막한다.
프레리 작가는 일상 속 평범한 순간의 가치를 포착해 캔버스에 옮긴다. 이번 개인전 '오디너리 데이즈(Ordinary Days):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들의 기록'은 성취를 향해 달리느라 아직 오지 않은 행복을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정작 시선 밖으로 흘려보냈던 '오늘'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
작가의 캔버스 안에는 극적인 사건이나 화려한 축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햇살이 비치는 산책길, 나무가 드리운 그늘 아래 머무는 시간처럼 여름이 가장 푸르게 빛나는 고요한 장면들이 화면을 채운다. 동화처럼 펼쳐진 풍경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의 세계가 아닌, 우리가 한 번쯤 지나왔으나 미처 오래 바라보지 못했던 지극히 평범한 하루의 장면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집요하면서도 섬세한 기법적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10호 남짓한 작은 사이즈의 작품부터 200호에 이르는 대형 캔버스까지, 화면 전체를 촘촘한 세필 붓질로 채워나간다. 쉽게 스쳐 지나갈 작은 잎사귀 하나, 바람의 결, 빛의 흔적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구석마저 독자적인 생명력을 획득하게 만드는 밀도 높은 필법은 관람객의 걸음을 오래도록 붙잡아둔다.
전시장에서는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유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일기 같은 드로잉과 스케치도 함께 공개된다. 또한 그림 속 한 장면을 전시장 공간에 입체적으로 재현해, 관람객이 마치 작품 속 풍경의 일부가 되는 듯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트스페이스 울림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늘 안에 이미 머물고 있었던 행복의 모습을 보여준다"며 "유난히 지치고 숨이 가빴던 날들이 있었다면, 마음을 서두르지 않고 창밖의 여름을 바라보듯 느긋하게 그림 앞에 머물러 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1일까지 이어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054-933-5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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