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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협은 왜 돈 선거와 비리를 끊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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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농협 비상임(非常任)이사 선거에서 후보자와 대의원 등 무려 162명이 금품 선거 혐의로 입건됐다. 후보자 15명이 대의원들에게 수십만원씩 돈을 건넸고, 일부 대의원은 여러 후보에게서 돈을 받아 수백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의 한 농협 임원 선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적발됐다. 농민의 권익을 위해 만든 협동조합의 선거가 돈봉투 거래판으로 변질된 것이다.

지역 농협 선거가 과열(過熱)되는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조합장의 권한과 이권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장치는 허술하다. 비상임 임원도 경쟁이 치열하다. 비상임이지만 이사회에서 주요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적지 않은 수당과 명예도 따른다. 또 비상임 임원 자리는 조합장 선거와 지방선거의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란 얘기가 많다. 농협중앙회를 둘러싼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수의 역대 중앙회장들이 횡령과 뇌물 수수, 선거 관련 문제 등으로 처벌을 받았다. 현직 강호동 회장 역시 1억원대 뇌물 수수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중앙회든 지역농협이든 비리와 선거 부정이 반복되는 것은 개인의 일탈(逸脫)만이 아니다. 제도적 허점,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농협의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하다. 후보와 대의원의 금품 거래를 상시 감시하고 선거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기본이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감사와 선거관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중앙회장과 조합장 등 핵심 권력자에 대한 실효성(實效性) 있는 견제 장치도 필요하다. 그래야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내년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시행된다.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 안동농협 사건은 농협 선거제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경고음이다. 이번 기회에 전국 농협의 선거제도와 내부통제, 임원의 권한과 보수, 중앙회 지배구조까지 전면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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