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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자율주행 기대도 역부족…현대차 주가 반등 가로막는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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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연일 현대차 하향 리포트…두 달간 20건 이상 쏟아져
각종 신사업 기대 못 미쳐…2030년 판매 555만 대 목표도 '의문'
로봇 별도 자회사 추진도 우려…"피지컬 AI 성장 경로는 유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확대를 앞세워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 반등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시장이 기대했던 신사업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2030년 판매 목표의 현실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로봇 사업을 별도 자회사 형태로 추진하는 전략이 오히려 현대차 본체의 기업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일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65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7.7% 낮췄다. 같은 날 NH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76만 원에서 62만 원으로 18.4% 하향했다. 두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신사업의 성장성과 사업화 속도를 고려해 주가 눈높이를 낮췄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에 대한 눈높이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3일까지 현대차의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22건으로 개별 종목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증권가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신사업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26일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CID)'에서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원가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했던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새로운 내용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대하던 신사업 전략 업데이트 부재로 기대감이 소멸했다"라며 "로보틱스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나 업데이트 부재로 기대감은 점점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현대차는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등 피지컬AI 전반에 걸친 신사업 전개를 준비하고 있으나 시장 기대치 대비 속도가 느리게 진행 중"이라며 "규제 등 외부 요인이 빠르게 정비되고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업체들 대비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봇 사업을 별도 자회사 형태로 추진하기로 한 점도 주가에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별도 자회사를 활용하면 그룹 계열사나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 쉬워 현대차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봤다. 반면 로봇 사업이 별도 법인으로 성장할 경우 관련 사업의 기업가치가 커지더라도 그 가치가 현대차 주주에게 온전히 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본업은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은 자동차에 집중돼 있어 순수 로봇 회사들의 상장이 진행될수록 현대차에 대한 투자 매력이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다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업체 대비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역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지적된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경쟁사보다 기술 적용 시점이 늦어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 역시 현대차의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사업의 진행 속도가 느리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기아 사옥. 현대차
현대차·기아 사옥. 현대차

판매 목표에 대한 의구심도 부담이다. 현대차는 2030년 글로벌 판매량 555만 대와 시장점유율 6% 목표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417만 대였고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97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신영증권은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555만 대 판매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현대차의 2026년 판매량을 403만 대로 예상하면서 현실적인 2030년 판매량을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도 450만 대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제시한 2030년 영업이익률 9% 이상도 실제로는 7~8% 수준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봤다.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차는 총주주환원율 35% 이상과 주당 최소배당금 1만 원 정책을 유지하고, 임직원 보상 목적 물량을 제외한 보유 자사주 250만5606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등 '깜짝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총주주환원율 자체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구성에 손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율 상향 등 정책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2028년부터일 것이며 발표 시점은 내년 CID로 기대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며 "내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유지하더라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믹스(조합)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가 현대차의 장기 성장성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피지컬 AI와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이 유효하다며 목표주가 64만 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양산, SDV 출시, 주행 데이터 축적과 AI 인프라 확대가 중장기 성장 경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IBK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 67만 원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과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제조 기반, 현대모비스의 부품 역량 등을 결합해 비중국 로봇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증권가는 현대차의 신사업 성장 가능성 자체보다 실제 사업화 속도와 기업가치로의 연결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본업의 수익성 개선과 로봇·자율주행의 중장기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 주가 재평가를 이끌 만한 구체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투자 포인트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 아메리카를 통한 로봇 개발 및 양산 체계 구축, 미국의 비중국 로봇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라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제조 현장, 현대모비스의 핵심 부품,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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